(유)세명산업개발 배종순 사장
(유)세명산업개발 배종순 사장
  • 황경호 기자
  • 승인 2006.11.13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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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사회가 평등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여성으로서 기업을 경영하기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여성 기업인에게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으로서도 견뎌내기 어렵다는 전기 관련 사업을 도내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유)세명산업개발 배종순 사장(50)은 “사업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 스스로의 업무에 임하는 태도와 신념 등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며 “특히 여성 기업인은 사회적인 편견까지 싸워 이겨야 하기 때문에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그러나 “여성으로서의 기업경영이 이처럼 어려운 점도 많지만 여성 특유의 셈세함과 부드러움을 앞세워 직원간의 친화를 도모하고 세심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경쟁력이 높은 것 같다”며 “충분한 자질과 이같은 여성만의 색깔을 잘 조화시키면 오히려 성공적인 기업경영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여성이 매우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으로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공적인 사업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배사장은 오늘의 성공이 자신이 여성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처럼 작금의 전북 여성 경제계의 간판스타로 자리메김되고 있는 배사장의 사업 입문 동기는 지극히 단순했다.

 지난 83년 평범한 결혼생활에 젖어있던 가정주부 배사장은 단지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차량(당시 포니) 구입이 어렵다고 생각한 끝에 남편의 직업과 연관이 있던 전기관련 사업에 무작정 뛰어 들었던 것.

 본래 경영 수완이 잠복해 있던 배사장은 때를 만난 물고기처럼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회사를 키워내자 90년도에 남편까지 합류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쁨도 잠시, 뒤늦게 사업에 동참했던 남편이 그 해 말 산업재해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잉꼬부부였던 배사장의 결혼생활은 10년으로 끝이 났다.

 순식간에 고통의 삶으로 내동댕이쳐진 배사장은 자살의 결심까지 하면서도 끝내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자식들을 위하고 남편이 원했던 전업사 운영의 꿈을 대신 실현해주기 위해 지친 마음을 되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오직 사업에만 쏟아 부었던 배사장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도내 전기 관련 부문에서는 명성과 부를 함께 쌓아나가며 남편 없는 삶에 대한 보상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배사장에게는 두 번째의 크나 큰 시련이 몰아닥쳤다.

 지난 94년 당시로서는 어마 어마한 금액이었던 20억 원의 부도를 당했던 것.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배사장은 자신의 사업 역정에 드리워진 가혹한 형벌에 결코 굴복할 수 없어 가진 재산을 모두 정리해 부도를 처리하고 거의 맨주먹이 된 배사장은 오뚝이처럼 또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오직 성공만을 위해 두주먹 불끈 쥐고 쉼없이 달려야만 했던 배사장은 그야말로 1인 다역으로서 힘든 삶이 이어졌다.

 때로는 자녀의 엄마로, 아빠로, 사업가로, 그리고 가정 주부로….

 이처럼 고단했던 삶의 상처가 점차 아물어갈 즈음 이번에는 배사장의 몸에 적신호가 왔다.

 처음에는 허리 디스크로 진단받아 수술까지 했지만 정작 걷지를 못하던 배사장의 병세는 결코 호전되지 않자 재검을 통해 허리 종양 판정을 받고 2차 수술까지 받으며 병마를 이겨내야만 했다.

 비록 24년여의 사업 여정 속에서 배사장은 이처럼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이 모든 것에 굴하지 않고 이제는 모든 면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결국 수많은 운명의 방해에도 배사장은 여성 경제인으로서 올 굳게 자리매김을 하면서 후배들의 상담역 등을 자임하며 작금에는 전북여성경제계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00년 12월 1일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전북지부에 가입했던 배사장은 현재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전북 여성경제계 발전을 위해 쉼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록 열악한 지역경제 속에서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요즘에는 여성기업인의 우대정책 등을 활용해 후배들의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줄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는 배사장.

 그녀는 오늘도 전북 여성경제인으로서 제 구실을 다하기 위해 잠시의 휴식도 뒤로 미룬 채 끊임없는 강행군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배사장은 “참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녀들이 착하게 잘 성장해 주었고 사업도 안정을 되찾고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며 “이제부터는 지역 여성경제계를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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