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 출입 통제 일삼는 ‘주몽’ 촬영장
편파적 출입 통제 일삼는 ‘주몽’ 촬영장
  • 장세진
  • 승인 2006.11.1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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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주몽’의 인기가 절정에 달한 것처럼 보인다. 중앙일간지 기자들의 엑스트라 체험기가 관련 사진과 함께 ‘대문짝만하게’ 실린 걸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본 ‘주몽’엑스트라 체험기사 중앙일간지만도 3개나 된다.

 그런 기사가 자연스럽게 ‘주몽’의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아마 그런 측면에서 기자들을 촬영장 안으로 들게하고 사진도 찍게 했으리라. 그러나 촬영장측의 그런 태도는 내가 통제를 당한 상황과 관련, 대단히 편파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분통을 터지게 한다.

 나는 고교에서 학교신문(전주공고신문) 제작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이다. 며칠 전 시청률 1, 2위를 다투는 MBC창사45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주몽’ 촬영장에 갔다. 제16호 ‘전주공고신문’ 르포를 위해 학생기자 4명과 함께 간 촬영장이었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안나들목에서 빠져 23번 국도로 접어들 때까지만 해도 그런 대로 길 안내는 잘 되어 있었다. 그러나 동강교를 지나 공음면 소재지 도착까지 몇 번이나 ‘이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만큼 안내표지가 불충분했다.

 정작 분통이 터진 것은 ‘주몽’ 촬영장인 삼한지테마파크(전남 나주시 공음면)에 도착해서였다. 목·금요일 촬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섰으니 출입통제로 관람을 못하는게 이해되긴 했다. 하여 사진이라도 찍을 요량으로 촬영장 입구인 ‘해자문’ 만 들어가자고 부탁했다.

 나의 신분과 목적을 밝혔더니 마침 식사중이던 팀장이라는 여성이 “그 이상은 안된다” 며 부하직원에게 지시를 했다. 그러면서 나더러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다. 식사가 끝나면 곧바로 안내해주려니 했는데, 30분을 넘게 기다려도 올라가자는 말이 없었다.

 슬그머니 화가 났지만, 내가 아쉽게 부탁한 처지인지라 꾹 참았다. 이윽고 그 팀장이 사무실에서 나오길래 언제 가냐고 물었다. 그녀는 언제 그랬냐싶게 안된다고 말했다. 촬영현장 사무실로 전화했더니 그렇게 말하더라는 것이었다.

 나더러 직접 사무실 직원과 통화해보라 하여 그리 했지만, 해자문까지도 들어갈 수 없었다. 다른 관람객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나 40분 넘게 기다린 내게 누구도 사과 한마디 해오지 않았다. 나는 괘씸하고도 농락당한 기분이었다.

 제작진이 조금 힘들고 귀찮아서 그렇지 일반인들이 구경한다고 해서 촬영을 못할리 없다. 아내만 하더라도 엊그제 직원여행길에서 SBS ‘연개소문’ 의 촬영장(문경시 가은면)에 들어가 촬영하는 배우들을 직접 보았다고 자랑해댔다.

 그렇더라도 촬영때문 일반인 관람을 통제하는 것까지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다만 일간지 기자들은 출입이 허용되고 학교신문 학생기자들이라 해서 일반 관람객 취급을 한 것은 온당치 않은 태도임을 지적하고자 할 뿐이다.

 촬영에 정 방해가 된다면 기자들조차 통제해야 하고 정문조차 폐쇄해야 맞다. 가만 보니 정문을 열어놓은 것은 음료수나 기념품따위 이런저런 판매때문이지 싶다. 다시 말해 속 보이는 얄팍한 장삿속으로 정문을 열어놓고 통제당하는 관람객들을 더 약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주몽’ 은 MBC로선 아주 오랜만에 선보인 시청률 높은 드라마이다. 특히 제작사는 드라마외적인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대중적 인기는 순간이다. 당장 우리 ‘전주공고신문’ 르포부터 촬영장 측의 비협조적이고 편파적인 태도를 자세히 쓰게 될 것이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건 나주시가 혈세 90억원을 지원한 ‘삼한지테마파크’ 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느닷없이 ‘있을 때 잘해’ 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문학평론가·전주공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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