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는 마음이라는데…
기업유치는 마음이라는데…
  • 승인 2006.11.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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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유치가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공무원들이 저토록 지극정성을 쏟는 모습은 처음본다. 누구든지 저 정도면 감동했을 것이다.”

 경북 구미에 둥지를 튼 일본 아사히 글라스의 와다다카시 사장이 투자를 결정한뒤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경북도와 구미시의 눈물겨운 기업유치노력이 아사히 글라스 경영진에게 감동을 줘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사히글라스가 2002년 대규모 공장증설계획을 발표하자 유치경쟁에 뛰어든 지자체는 한둘이 아니었다. 자국인 일본을 포함해 한국과 중국, 대만, 싱가포르등 아시아국가는 물론 심지어 미국의 지자체까지 유치전에 불을 댕겼다. 경북도와 구미시도 투자유치전략을 세우고 일본 현지를 방문, 구미국가공단의 장점을 적극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구미는 아사히 글라스 경영진의 마음을 붙잡아 대어를 낚았다. 말이야 간단하지만 아사히 글라스가 구미에 둥지를 틀기까지의 도정(途程)에는 얼마나 많은 관계공무원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발품이 배어있을까.

 경남도의 일본계 기업인 태양유전 유치도 외국기업 유치의 성공사례로 회자된다.

 전북도가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다우코닝을 새만금에 유치하려다 물거품이 됐던 민선 2기때 인 것 같다. 당시 김혁규 경남지사는 1998년 전국최초로 투자유치과를 신설하고 삼성테크원 부장급을 도청 과장으로 영입하며 외자유치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1999년 1월 일본계 기업인 태양유전이 사업계획서를 접수하자 단 49일만에 공장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완료하는 파격 행정으로 일본 기업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지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0년11월 무역의 날에 이 회사 대표에게 외국인 최초로 동탑산업훈장을 안겼다. 그리고 이 회사가 동남아 한곳에 또다시 1억달러의 추가투자계획을 수립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김지사는 훈장축하리셉션에서 약주 한잔을 걸쳐 거나해진 이회사 사장의 기분을 한껏 추켜세우며 추가투자도 경남에 해줄 것을 요구하는 집요한 설득끝에 1억달러의 추가투자를 성사시켰다.

 초기투자 유치 뿐만 아니라 변함없는 사후관리서비스와 도지사의 기업유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싶다.

 경제살리기가 알파이자 오메가인 민선4기 도정이 지난 7월 출범했다. 김완주지사는 4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에 벌써 지구를 한바퀴 돌 정도로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그룹인 삼성에 몸담고 있는 임원을 정무부지사로 영입하는 파격행보도 시도했다. 삼성 임원을 부지사로 발탁한 것은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경영노하우를 행정에 접목시켜 도정의 경쟁력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키고 지금껏 전북에 공장이 없는 삼성의 투자를 이끌어 내자는 의지표명인 것 같다.

 하지만 도행정은 아니지만 뒤통수 때리식의 일부 행정이 도백의 이런 몸부림에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지만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테스코가 전주 우아동에 홈플러스 매장을 완공해 놓고도 한달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대형매장에 대한 지역상공인의 거부감과 함께 지역기금과 교통소통대책을 둘러싼 전주시와의 마찰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이러다보니 삼성측 경영진에서는 홈플러스 매장이 전국에 50개나 되지만 이처럼 개점이 힘든적이 없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도도하게 흐르는 대하(大河)도 그 출발은 미세한 빗물 한방울이다.기업유치는 결국 마음을 주는 것인데 전북에 대한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하나둘씩 쌓이고 쌓여서 결국에는 산통을 깨는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보원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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