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신도시의 모습
바람직한 신도시의 모습
  • 송택신
  • 승인 2006.11.2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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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주·완주지역 혁신도시가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하여 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어 보상 및 개발이 가시화 되어가고 있다.

 내가 살고 싶은 행복한 도시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본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런 만큼 새로 만들어지는 신도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럼 신도시 계획 및 개발시 고려할 사항을 정리해 보자.

 첫째 전체적인 도시의 성격은 맑은 공기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공원 같은 웰빙 도시로 시민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경사진 구릉이나 습지 등은 그대로 살려 자연지형에 순응하도록 하고 기존 전통가옥이나 수령이 오래된 나무가 있다면 원형대로 보존해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한 흔적으로 남겨 두길 바란다.

 예나 지금이나 역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 治山治水다. 옛날 선조들은 산 옆에 크고 높은 건물을 짓지 않았다. 그것은 자연과 인공 간에 균형과 조화를 중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산 주변에는 덩치 큰 건물보다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유기적인 건축적 도시를 만들어 갔으면 싶다.

 여기에 물이 빠질 수 없다. 신도시를 만들 때 물, 숲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안전성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고 하천은 가급적 자연 상태로 보존해 생태하천이 되도록 하며, 제방에는 유실수를 심어 비포장 상태의 산책로 겸 조깅로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가급적 소공원을 많이 만들어 시민들이 헬스클럽을 찾지 않고도 가까운 공원 어디서든지 쉽게 운동하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도시환경이 마련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둘째 모든 건물에서 담장은 없애고 부득이한 경우 장미넝쿨, 탱자나무 등으로 생 울타리를 만들자. 자연히 도시에 향기가 넘칠 것이다.

 셋째 도시의 아름다움은 결국 선(Sky Line)이다. 하천과 산 주변은 건물을 가능한 낮게 하여 전체적인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W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가 되도록 한다.

 공용청사는 저층으로 짓되 주민들에게 편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도록 하고 건물이 너무 거대하거나 권위주의적 이어서는 곤란하다.

 또한, 도시에서 자동차나 사람이 다니는 길 못지않게 중요한 길이 바로 바람 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산림에서 단지로 흐르는 바람의 길을 만들어 오염된 공기가 정체되지 않도록 건물을 배치하여 도시가 숨을 쉬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도 건강하게 살 수 있고, 도심의 열섬현상도 저감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우리의 경우 부동산만 있고 삶과 문화는 없는듯하다. 주택의 형식을 대규모 아파트 단지보다는 단독주택 등과 적절히 혼합을 이루고, 그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의 디자인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또한, 주거용과 오피스 용도의 건물을 절반씩 배치, 인구가 밤?낮으로 늘 유지 되도록 하여 도심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낮에는 사무실 인력이 근무하고 밤에는 주택 거주자가 있어야 도심의 활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의 1층에는 탁구장, 당구장 등 간단한 운동시설과 주민들의 친교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리고 빌딩1층은 필로티(Piloty)로 하여 보행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게 해주고, 오픈스페이스와 광장, 산책로, 매점 등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결합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대형 쇼핑센터 보다는 소형 상점을 많이 배치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다섯째 간판은 건축물과 함께 도시의 얼굴인데 경관형성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 시행하고, 작고 최소화 했으면 좋겠다.

 이제 도시는 지구환경파괴의 주범은 물론 공범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살기 좋고, 보기에도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는 미래의 관광수입의 자원이며 문화 복지수준을 높여 줄 것이다.

 신도시는 개성과 다양성이 존재하는 도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무공해 친환경 도시로 만들어져야 하며, 신도시가 완성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송택신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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