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 강영철
  • 승인 2006.11.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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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든 어느 민족이든, 음악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은 공통적이다. 어려서부터 자기 나라의 음악인 국악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이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가장 쉽고도 중요한 일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선비를 기르는 교육과정이 육례六禮라 하여 예禮, 사射, 어御, 서書, 수數, 악樂으로 짜여져 있었고, 서양에서는 중세기에 인간을 자유롭게 해주는 7가지의 학과에 문법, 수사학, 변증술, 대수, 기하학, 천문학과 더불어 음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악을 단지 유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교육의 대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겨왔다.

또한 나라마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래 민요가 있고, 그 민요 속에는 그 민족의 한과 고유문화가 서려 있다. 우리나라에 많은 민요가 있지만 대표 민요를 뽑는다면 ‘아리랑’을 들 수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춘사 나 운규(1902-37) 감독이 제작한 영화 “아리랑”을 보면, 일제에 의해 땅을 빼앗기고 횡포에 못 이겨 북간도로 떠나는 우리 한민족의 서글픈 현실을 노랫말에 담았다. 일제에 대한 저항 의지의 표현이자 민족 항일 의식에서 나온 결과물로서 민족의 소리로 상징화되었다. 이 영화에 대한 일제의 탄압소식이 알려지자, 오히려 아리랑 영화의 인기는 치솟아 재 상영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리랑은 고대부터 있었으나 그 어원은 고려 말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쓰던 ‘아리’ 또는 ‘아라리’ 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말은 원래 소리나 노래 말에, 메‘아리’, 벙‘어리’, 웅‘아리’ 등을 가리켰다. 그러나 고려 유신들이 고려가 멸망한 뒤 정선에 은둔하면서 이 말의 뜻이 바뀌게 되었다. 정선 주민들이 고려 유신들의 아픈 사연을 노래하며 ‘누가 내 마음을 아리’라는 뜻의 ‘아리’가 된 것이다.

다양화된 아리랑 중에서 특히 정선 아리랑, 진도 아리랑, 밀양 아리랑을 3대 아리랑을 꼽는데, 각 고장의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어 애향의 노래로 불린다.

외국인들은 우리민족을 아리랑 민족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그토록 아리랑을 오랫동안 불러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바탕에 깔린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부른 민족의 노래이며, 원한을 품어내고 서로 새롭게 살아 나아가는 정신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교마다 신명나는 국악수업이 이루어지고 민요들이 불려지고 있다. 특히 우리 고장은 민족 문화 교육에 선도적이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덩덩 - ! 얼씨구 - ! 더덩덩 절씨구 -!’ 이런 분위기에서 자라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은 한국인으로서 주체성과 자주성이 확립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의 민족혼을 일제의 교육 프로그램에게 많이 빼앗긴 우리와 같은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지금 이 시대에 학교에서 ‘덩덩 쿵다쿵’을 가르칠 수 있는 이나 배우는 이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아리랑’에서 엿 볼 수 있듯이, 그것의 참된 가치를 모르고 ‘덩덩 쿵다쿵’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 말이다. 이는, 물 속에 사는 물고기가 물의 값진 것을 모르고, 산소 없이 살 수 없는 우리가 공기의 값진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에 다름 아니다.

<전 한국교원대학교 연수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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