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익산시장
노블레스 오블리주 익산시장
  • 승인 2006.12.0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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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신문 등 언론매체나 사회지도층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노블레스’는 귀족이란 뜻으로 그 의미를 확대하면 사회적 상류층을 가리킨다. 또 ‘오블리주’는 동사로 ‘책임이 있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그만큼의 사회적 책무를 져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력이 크면 거기에 따르는 책임이나 윤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이한수 익산시장이 AI발생 살처분 현장에 직접 나서게 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익산시는 지난달 25일에 이어 29일 AI가 2차 발생했으나 살처분 매립을 위한 현장 작업 인부가 턱없이 부족해 인력난에 시달렸다. ‘고병원성 AI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이 현장근무를 기피하는데다 인부들도 살처분 작업을 꺼려 인력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인근 시·군들도 관내로 AI 불똥이 튈까 봐 걱정할 뿐 강 건너 불 구경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익산시는 인력시장에서 구한 일용직 근로자로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자 환경미화원까지 동원했으나 공무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힘이 없는 사회적 약자만이 참여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인력난이 가중되자 이한수 익산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는 만큼 직접 살처분 현장에 들어가 작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의 결단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정치, 경제, 사회 등 각계 각층의 지도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져 인력난을 말끔히 해소했다.

 이 시장의 살처분 현장참여는 시정을 이끌고 있는 시장으로서 당연한 책무이나 이후 이 시장을 비롯한 김완주 도지사, 김정기 익산시의회 의장, 한병도 지역구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 작업을 하면서 범시민운동으로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평가를 하고 싶다. 고육지책으로 밝힌 이 시장의 살처분 참여가 무엇보다 인체 감염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종식할 수 있다는 2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나아가 이 시장의 결단을 통해 사회지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AI사태를 계기로 법과 말만 되풀이하지않고 실천과 책임이 뒤따르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올곧은 자세를 기대해본다.

 익산=최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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