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와 ‘노르웨이의 숲’
전라북도와 ‘노르웨이의 숲’
  • 채수찬
  • 승인 2006.12.0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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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가 지난 1일을 ‘한국 노스케스코그 데이’로 정하고 시민들과 함께 축하하며 다양한 기업사랑 운동 행사를 펼쳤다. 작년 9월 전주시가 도내 지자체로는 최초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 공포 후 올 들어 6번째로 마련한 ‘기업의 날’ 행사였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이 회사의 한국 본사 예르믄 로케 사장에게 명예시민증도 수여했다. 얼마 전 전주 팔복동에 자리잡은 이 회사 전주공장과 서울의 한국본사 그리고 노르웨이 오슬로본사를 차례로 방문했던 필자로서는 남다른 느낌으로 큰 박수를 보냈다.

노스케 스코그는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의미다. 노르웨이 산림업자들이 모여 이 나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다 1962년에 제지사업을 시작했고, 이렇게 시작한 회사의 이름이 ‘노스케 스코그’라고 한다. 신문용지와 출판용지 전문제조 회사인 노스케 스코그는 현재 세계 14개국에 19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펄프와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640만 톤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신문용지가 78%를 차지해 이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주공장을 중심으로 국내신문 용지 수요의 45%를 공급하고 있으며, 해마다 40만 톤 이상을 아시아 주요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필자는 몇 달전 전북의 대표적인 공단인 전주 팔복동 공단의 주요 기업들을 순회방문했다. 이중에서 한때 대표기업이었던 전주제지와 삼양사의 후신인 노스케 스코그와 휴비스가 시장의 축소에 따라 구조조정되고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 그래서 두 회사의 서울 본사를 방문해 새로운 관련 업종에 투자함으로써 전주지역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했다.

노스케 스코그의 경우 예르믄 로케 한국본사 대표이사가 필자의 생각에 공감을 표시하고 노르웨이 본사와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필자는 이주 전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이 회사의 본사를 방문했다.

노스케 스코그의 Christian Rynning-Tennesen 그룹 대표이사와 Vidar Lerstad 아시아담당 총괄 부회장은 산업구조 전환기에 대한 현실적 고충을 설명했다 .

필자는 이들을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기관차가 등장할 무렵 마차만을 고집했던 사업가들은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었다. 마차회사를 운영하면서도 기관차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차근차근 산업구조의 변화를 받아 들였던 기업만이 번창할 수 있었다. 노스케 스코그가 경쟁력 있는 새로운 분야에 투자한다면 이를 적극 돕고 싶다.” 이에 대해 노스케 스코그 경영진은 자신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경쟁력이 있고, 이미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귀가 번쩍 트였다. 우리 전라북도의 핵심전략 사업 중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준비중이라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기반 사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한지 오래다. 새로운 분야에서 신기술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만이 내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 지역에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는 세계 제일의 신문용지 제조회사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니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 필요하다면 지자체는 물론 국가적으로 지원하여 이 회사가 발전하고 그 결과물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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