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전북을 ‘JB토피아’로 만들자
고향 전북을 ‘JB토피아’로 만들자
  • 이경옥
  • 승인 2006.12.18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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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결국 인간이다.” 서양문명의 모태인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관한 왕성한 연구와 집필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시오노 나나미는 그의 저서에서 역사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그동안 나는 피렌체, 베네치아가 어떻게 하였기에 문화·예술·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부흥한 이른바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던 터에 최근 우연히 읽게 된 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이라는 책을 통하여 그 해답을 얻게 되었다.

 15세기 말,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간 피렌체는 ‘두뇌 유입형’ 국가였다. 14세기 중엽부터 백 여 년 동안 재능있는 사람들이 속속 피렌체로 모여들었다. 피렌체에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었던 것은 수준 높은 고객의 수요가 있었고, 진보적인 여건이 조성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렌체가 15세기 말 이후에는 ‘두뇌 유입국’에서 ‘두뇌 유출국’으로 바뀌면서 점차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 까닭은 바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창의성이 없어지고 ‘자유’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것은 곧 창의성과 진취성이 말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피렌체와 더불어 르네상스 문명을 이끈 베네치아에는 자유가 있었다. 베네치아에서는 창작의 자유든 예술·표현의 자유든 자유가 보장되었고, 개방적인 사회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두뇌 유입국’으로서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르네상스가 가능했던 것은 두뇌 유입형 국가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은 중세적 가치관이 무너지는 사태를 맞아 창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풍요로운 문화와 문명을 창조하려면 기본적으로 포용과 자유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며, 아울러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요즘 선진국에서는 핵심 경쟁요소인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 국가역량을 총동원하는 ‘인재 전쟁’(War of Talent)을 벌이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 3일 우수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해 ‘인종·국적·대가 불문(不問)’이라는 3대 원칙을 발표했다. 즉, 이날 발표된 ‘제11차 과학기술 5개년 계획’에는 “피부색을 가리지 말고, 국적을 가리지 말며, 어떤 대가도 아까워하지 말라(不分膚色 不分國籍 不惜代價)”라는 강력한 지침이 제시되었다. 선진 대국으로 발전해 나아가겠다는 야심찬 기획인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인재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역시 인재 양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재 양성 및 유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까닭은 너무나 분명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할지라도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전북으로 눈을 돌려보자. 세계사적 전환기를 맞아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우리에게는 이미 새만금이라는 무한한 활동무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곧 고급 두뇌형 혁신도시가 들어서게 되는 등 풍부한 공간적 자산이 있다. 또한 우리 도민은 정서적으로 넉넉한 인심과 문화·예술의 고귀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 역시 훌륭한 환경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다. 과제는 이러한 공간과 환경을 잘 활용하고 확대 재생산하여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전북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스스로 고급 인재를 창출해야함은 물론, 외부에서 많은 핵심 고급 두뇌들이 전북으로 모여들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프로젝트를 구상해 하나하나 실현해 내야 한다. 그래서 전북을 세계적인 인재 공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 스스로 열린 사고를 갖춰야 하겠다. 요즘 ‘긍정 마인드’니 ‘열정 바이러스’니 하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표현이며 우리에게 절요한 지적이라고 하겠다. 부정적 사고, 자포자기, 냉소, 무관심 등의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감정을 갖고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긍정적 사고를 뿌리내리고, 열정의 바이러스를 퍼뜨려 전북을 대한민국 인재창출의 유토피아, 즉 ‘JB(전라북도)토피아’로 만들어가자.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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