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가는 환율 예측과 기업의 대응
빗나가는 환율 예측과 기업의 대응
  • 전재일
  • 승인 2006.12.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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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 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하면서 수출중소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9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우리 경제전반에 타격을 주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원 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의 재개와 수출 및 외국인 투자의 호조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달러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달러화 공급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여 수출업체들이 선물환 등을 통해 미리 달러 팔기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할 환율을 얼마로 책정해야 할지 고민하는 수출기업들이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경영전략을 짜야하는 수출기업 입장에서 환율은 이제 최대의 관심사항이 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유명 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내년도 원 달러환율 전망치를 한 번 보자. 최근 원화 환율의 추이를 관찰할 때 글로벌 재조정을 위한 원화 절상 정도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체 모형을 바탕으로 추산한 2007년 6월말 원/달러 환율은 954.54~959.67로 예상된다고 하고 있다.

물론 이 전망치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면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예측이 과연 신뢰할 만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국내의 저명한 환율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내년도 환율전망치도 850원대에서 950원대로 제 각각이다.

그리고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유수의 국제투자은행들이 지난 해 12월에 금년도 12월말 원화 환율 전망에 대한 내용을 보자. 골드만삭스는 1025원, 시티그룹 950원, 제이피모건 950원, 모건스탠리 1025원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국제투자은행들 조차도 1년 후의 전망치에 대해 차이가 크며 동 전망이 비슷하게라도 맞는 기관이 거의 없다.

그러면 수출기업들은 내년도 환율 기준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난망이다.

우선 수출기업들은 이런 기관들이 발표한 자료들을 취합하여 기업들 자체적으로 종합 분석하여 기준치를 만들어야 한다. 자체 기준치를 만들기 전에 중국의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가 어떻게 변동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중국은 환율제도 변경 이후에도 막대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와 이에 대한 글로벌 무역불균형 문제가 위안화의 절상가능성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엔화도 경상수지 확대와 더불어 내수경기 부활로 인해 추가 절상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은 글로벌 화폐의 동향뿐만 아니라 주가, 유가, 금리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우리가 직면하고 최대의 위험요소인 북한의 핵실험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처럼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전망치가 제대로 맞을 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출기업들은 환율정보에 대한 자료를 수시로 수집하여 기업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환율이 급락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대비를 보다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에 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금융상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우선적으로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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