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가정
아버지와 가정
  • 박희석
  • 승인 2006.12.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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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해를 되돌아볼 때이다. 올 한해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 왔는가? 열정이 없이 보낸 아픔의 시간이 아니라, 진정 가슴 뭉클하고 삶의 기쁨과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의미심장한 감동의 시간들이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일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 오늘의 세대는 세상적인 시대정신이 마구 오염되고 삶이 형편없이 파괴되어 가는 위태로운 혼란지경에 이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회 경제적 환경변화의 영향으로 가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혼, 자살 등 무서운 가정의 붕괴로 이어져, 급기야 애꿎은 자녀들만 고통을 당하며 엄청난 혼란과 위기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이런 혼란과 위기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그 책임은 바로 우리 아버지들에게 있다. 오늘 우리 시대의 가족들에게 가장 요청되는 것은 바로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힘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겨울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냉혹한 겨울 들녘의 눈보라 속에서도 찬란한 봄의 향연이 준비되듯이, 잃어버린 영혼을 애타게 찾는 아버지의 마음이 가득한 가정이 있으면 그 인생에는 새로운 소망이 솟아나게 된다. 행복한 가정만큼 가족, 특히 자녀들에게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따뜻함과 편안함, 안정감과 가치 자존감을 주는 안식처는 없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고귀한 선물인 중요한 삶의 단위이며, 마치 산소와 같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집(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다고들 말하고 있다.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행복한 삶을 느끼게 하는 가정이야말로 진정 건강한 가정일 것이다.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자기희생을 통하여 행복을 만들어가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자기희생이 없이는 진정한 사랑도, 행복한 가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가정은 어떠한가? 모두가 네 탓만 하고 대화는 단절된 채 아버지가 부재중인 그저 동거만 하는 공간으로 전락한지 오래인 듯 하다. 가족은 영원하다. 그러므로 가족구성원 모두는 가슴 따뜻한 대화로 온전한 관계를 회복하여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꿈과 비전을 공유하고 경험케 해야 한다.

 저 강대했던 로마제국의 붕괴 원인도 결국은 가정의 붕괴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지 않던가? 가정이 붕괴되면 결국은 나라도 붕괴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가정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먼저 가장인 아버지를 살려야 한다. 아버지를 아버지의 자리로 되돌려 살려 내야 한다. 아버지가 살아야 바로 가정이 살아난다.

 오늘날 이 시대의 아픔과 비극은 따뜻한 아버지를 경험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로버트 블라이는 말하고 있다. 또한 가수 하덕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이 세상 그 어디를 가도 행복을 찾지 못할 것이다. 행복이란 위를 쳐다보며 절망하지 않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교만하지 않으며, 오늘을 감사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안고 기쁘게 노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끈끈한 관계는 아버지를 통하여 형성되고 유지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의 사명이다.

 그래서 아버지를 깨우고 새롭게 변화시켜 다시 살려내 가장의 자리로 돌려 놓기 위한 건강한 가정 만들기 운동, 즉 아버지학교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당당한 아버지상을 그려내고 가정행복의 퍼레이드를 펼치기 위하여 십자가, 그 헌신적인 아가페 사랑으로 아버지의 힘을 발휘하도록 다함께 가꾸어 가야 되겠다.

 오늘 가정의 행복을 꿈꾸시는 모든 아버지들이여,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이루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자는 칭찬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며, 여자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합니다. 백 마디의 빈말보다도 더 소중한 단 한번의 포옹으로, 사랑으로 삶을 바꾸어 나갑시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소망의 새해를 맞이하는 이때, 행복지킴이로서 우리가정의 문제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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