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킹 "비가 잭슨 춤 흉내내는 것 아니다"
제이미 킹 "비가 잭슨 춤 흉내내는 것 아니다"
  • 연합뉴스
  • 승인 2006.12.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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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뉴욕타임스는 비(본명 정지훈ㆍ24)의 뉴욕 공연에 대해 혹독한 지적을 했다. 신문은 "비가 마이클 잭슨과 같은 카리스마도, 어셔와 같은 성적 매력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빠른 팝도 갖고 있지 않다"며"공연은 마치 한국말로 더빙된 오래된 MTV 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 "관객의 95%가 아시안이었으며 90%는 여성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10개월. 비는 23~24일(이하 현지시간) 셀린 디온ㆍ엘튼 존의 공연장으로 유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 내 콜로세움에서 '레인스 커밍(Rain's Coming)-06/07 레인 월드투어 인 라스베이거스' 2회 공연 전석을 매진시켰다. 역시 관객의 90% 이상은 재미동포를 비롯 일본ㆍ중국ㆍ싱가포르ㆍ대만 등 아시안계 여성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의 미국 내 성공 가능성을 궁금해 한다.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지만 '월드스타'란 칭호는 언론이 만들어낸 거품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할리우드 유명 공연 연출자이자 안무가인 제이미 킹(Jamie King), 미국 남부 파티 힙합으로 통칭되는 크런크 비(Crunck&B)의 개척자이자 어셔의 '예(Yeah)'를 프로듀스한 릴 존(Lil Jon) 등 현지 시장에 정통한 두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봤다.

24일 자신의 대기실에서 인터뷰한 제이미 킹은 "난 지금껏 마돈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그저 스타가 아닌 정말 대단한 가수와 일했다"며 "비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라이브를 들은 후 그의 에너지를 느꼈고 큰 재목이란 생각이 들었다"고말했다.

이어 "리키 마틴은 미국이 아닌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라틴계팝스타다. 아직 아시안 중엔 없었지만 리키 마틴처럼 폭발적으로 한번에 스타가 될 기회는 많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2회 공연을 매진시킨 것만 봐도 비의 미국 내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유명 안무가의 입장에서 볼 때, 뉴욕타임스가 혹평한 것처럼 비가 마이클 잭슨을 흉내내는 수준인가"라고 묻자 제이미 킹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렇게 반박했다.

"마이클 잭슨 같은 캐릭터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 등 많습니다. 특히 언론은 그런 비교를 하길 좋아하지요. 마이클 잭슨의 댄스는 그가 만든 춤이 아닙니다. 그가 유명하게 만들었을 뿐이며 그가 소유한 것도 아니지요. 언론의 지적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어 "비의 공연서 동양적인 영상을 바탕으로 한 취권 등 무술 같은 춤은 비의 특색에 맞춰 여느 팝스타와 차별화를 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비의 미국 내 성공 가능성에 대해 "공연 작업을 통해 만난 비는 여러 특성을갖고 있다"며 "슈퍼스타가 될 스타성, 유머감각, 섹시미 등 많은 매력이 있다. 그러나 이 재능을 다방면에 쓰면서 도전해야 할 것이다.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영과 함께 신인가수 민(본명 이민영ㆍ15)의 미국 데뷔 음반을 공동 작업하는 릴 존은 23일 VIP석에서 앙코르 곡만 제외하고 비의 공연을 끝까지 지켜봤다.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만난 릴 존에게 역시 '비의 성공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레인이즈 슈퍼스타(Rain is superstar)"란 표현을 첫 머리에 썼다.

"비는 정말 대단한 가수입니다.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슈퍼스타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친구를 통해 박진영을 알았는데 몇 년에 걸쳐 비를 발굴한 것에 감동받았어요. 실력 있는 비를 통해 박진영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느꼈죠."

그러나 비에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언어. 23일 비의 공연을 관람한 재미동포 문지선(21) 씨는 "비가 구사하는 영어는 발음과 억양이 아직 어색하다. 어떤 억양에선 다음 말이 연결돼야 하는데 그게 끝이어서 허탈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시간 동안 영어로 공연을 진행한 건 정말 대단한 노력의 결과다. 뉴욕공연 당시 현지 TV 인터뷰 때보다 발음도 훌륭해졌다. 내년 미국 데뷔 때쯤이면 언어 실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 같다"고 기대했다.

다음은 인종의 벽이다. 비는 공연을 마친 후 동양인 팬들이 대부분이란 지적에 대해 "두 번의 공연을 치렀을 뿐, 아직 미국에 정식 데뷔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미국에서 음반ㆍ영화 등 뭔가를 선보여야 현지인들도 알 것 아닌가. 그때 가서 성공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비의 미국 팝시장 공략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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