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산외면으로 초대합니다
정읍 산외면으로 초대합니다
  • 강광
  • 승인 2007.01.08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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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우리는 일 년에 두 번 기다려지는 날이 있었다. 추석과 설날이다.

 이날은 대부분 행복하다. 배가 부르도록 맛있는 떡이며 과일을 먹을 수 있었고 새 옷과 새신발을 신을 수 있었다.

 특히 맛있는 고깃국을 먹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소고기국이다.

 소고기는 예나 지금이나 귀하다. 그래서 비싸다. 어떤 좋은날이 아니면 먹기가 힘들다. 그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깬 사건이 정읍시 산외면에서 시작됐다. 현재도 진행형이다. 이른바 山外傳說(산외전설)로 불리는 일대 사건이다.

 이미 전라북도 전역을 지나 전국적으로 산외면의 戰術(전술)을 흉내 낸 아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엇이 사람들에게 산외를 기억하게 하는가. 바로 소고기다.

 귀한 소고기가 이곳에선 흔하다. 작은 면소재지에 식육점만해도 수십 곳에 이른다. 흔한 만큼 시중상식으론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소고기가격이 싸다. 산외를 들여다보자.

 지난 1990년대 말 정읍시와 인근 도시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보통 수만 원에 이르는 소고기가 한근에 만원이라는 소문이었다. 정읍시 칠보면에서 그렇게 판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소문의 진상을 따라 칠보로 모였다. 과연 소고기 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쌌다.

 살펴본즉 가격이 싼 소고기의 비결은 바로 비거세 수소(황소)에 있었다. 소고기는 한우 암소를 최상급으로 친다.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거세한 수소이다. 암소보다는 못하지만 어린 송아지 때 거세한 수소는 품질이 암소에 버금갈 만큼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회전율이었다. 식용이 목적인 한우는 빨리 자라야 한다. 그러면 그만큼 이익이 불어난다.

 거세를 하지 않은 수소는 거세한 소보다 6개월 정도 빨리 자란다. 육질이 약간 떨어지기는 하지만 대단한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해서 서민도 즐겨 먹을 수 있는 값이 싼 소고기가 탄생되었고, 이는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다.

 이런 칠보를 주목한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산외면의 匠人(장인, 나는 그렇게 부르고 싶다. 소고기로 산외면을 유명하게 만든 공로 때문이다)들도 이런 흐름을 주시했다. 그리고 벤치마킹을 통해 한 곳, 두 곳으로 식육점을 늘려가며 산외를 소고기의 명가로 꾸며가기 시작했다.

 식육점이 늘어나고, ‘고기만 가져오라’는 음식점이 생겨나고 또한 식육점과 음식점을 병행하는 제법 규모가 큰 업소도 생겨났다.

 산외면 소재지를 관통하는 좁은 도로를 따라 그렇게 산외는 소고기 명가로서의 전설이 되어간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지난 80년대 후반 완주군 봉동읍엔 당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자동차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굴러다닌 邑(읍)이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시 그 지역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면서 지가보상을 통해 떼부자가 된 이들이 많은 탓이었다고 한다.

 비유가 그렇지만 지금 산외에선 강아지들도 소고기뼈를 물고 다닐 정도다.

 맛이 좋은 등심, 안심, 치맛살, 채끝살이 600g 한근에 1만 4천원이다.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기본 음식을 차려주는 가격이 한 근당 5천원~6천원이다. 정말 싸다.

 문제는 품질 향상과 밀려드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이다. 다행이 정읍은 전국 2위의 韓牛勢(한우세)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만큼 품질 개량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다.

 행정서비스 역시 민선 4기를 맞아 더욱 강화된 대민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산외 주민과 힘을 모아 산외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만점 서비스를 자신하고 있다. 우선 부족한 도로도 뚫고 편익시설도 늘려갈 계획이다.

 이런 산외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전설이 되어가는 산외에 오셔서 맑은 공기와 전설의 진수를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절대 후회는 없다’고 자신한다.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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