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야할 惡·기억해야할 德
잊어야할 惡·기억해야할 德
  • 조금숙
  • 승인 2007.01.1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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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이란 세월동안 무모한 권력을 휘두른 사담 후세인이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싸늘한 교수대앞에서 공포의 빛을 띄우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사라졌다.

 세계는 이를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죄값을 치루었던 야만적 행위건간에 어쨌든 우리는 그의 행위나 이름을 잊어야한다.

새로 한해를 맞으며 각오를 다지고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자 희망찬 생각들만 하기도 바쁘다. 이러한 독재자의 복제 인간이 다시는 이 지구상에 나타나서는 아니되기에 惡 을 기억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지난 한해동안 나름대로 온정과 사랑 그리고 함께나누는 과정에서 분명 나 스스로 행복해졌다고 자부한다. 내 자신이 느끼는 행복 체감이 만족 하다는것은 이른바 악을 잊고 오직 덕담(德談) 덕행(德行)만으로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노년의 인생이 아름다워졌으니 이보다 더 바랄것이 또 어디 있을까?

 기억해야 할 덕이 많을 수록 행복한 삶과 아름다운 삶이 지속된다 는 것을 깨우치기도 했다.

 그러면 행복하고 아름답게 사는 모습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얼핏 쉬운 질문 같지만 한마디로 대답할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추구하는 인생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시대의 우리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로는 우선 악을 멀리하고 덕을 가까이 하고자 하지만 실천 의지가 얼마나 지속되는가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정초가 되면 인생을 이제라도 잘 엮어가 보려고 온갖 다짐을 하면서 비장한 각오까지한다. 그러나 악을 쉽사리 잊어버리지 못하면 전전 긍긍 하면서 선을 지키려는 의지가 나약해지면서 덕 을 실천하는데 다분히 걸림돌이 되고 만다.

 우리는 선을 지향하려는 본심과 악을 지향하려는 나심 이 충돌 대립할 때 덕을 상실하게 된다.

 내가 좀 선한일을 해 보고자 하는데 마음 한구석에 미웁고 보기싫고 복수의 칼날이 번쩍이고 있을때 덕담(德談) 덕행(德行)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가 있겠는가? 미웁고 보기싫은 사람도 용서의 철학으로 다독이고 아우르는것도 능력이다. 이 능력이 저절로 나오는게아니라 끊임없는 자기성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행복하십니까?”성대하고 황홀한 결혼식장에서 사회자가 묻는 질문이다 표정도 대답들도 모두 연기(演技)로 보인다 신혼여행후 코뼈가 부러지고 입원을 하고 모자 둘러쓰고 울먹이며 인터뷰하는 것도 연기이던가? 진정 불행한 삶을 살아본적이 없는 이들은 그렇다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얼마나 인생을 살아봤다고 코뼈까지 부러뜨려야 하는가? 자녀를 결혼시켰어도 전세방 하나 얻어주지 못한 부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않는다. 젊었을 때 필자는 가장 많이 들었던 덕담이 생각난다. “지금이 가장 좋을때네…”젊은시절에 젊음을 모르고 사는 젊은이들 가장 행복한 신혼을 모르고 있는 부부들 돈이 풍족하면서도 돈을 ?아다니는 가난한 인생들 부모님이 떠나신 후에야 비로서 부모의 소중함을 깨닫는 불효자식들 모두들 한결같이 빗나간 인생 이고 망가진 인생들을 지금 우리는 많이 보고있다.

 이 씁쓸한 기억들을 다 지워 버려야 한다 잊으려거든 더 빨리 잊어버리자. 대통령만 나무라지말고 국민들도 말 좀 아껴서 하면 어떨까 싶다.

함부로 ‘스트레스’ 라는 괴상한 단어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난발해 가면서 잔뜩 찌쁘린 얼굴로 공격태세를 갖추고 기회만 주어지면 한판 싸워 보려고만 하는 싸움 닭 처럼 사는 인생들의 끝에 정말 행복 이라는게 기다리고 있기는 하는것인지 정초에 다시한번 천천히 생각해보고자 한다.

 매년 연말이 되면 전주시 노송동 동사무실 화단에 돈 뭉치를 갖다 놓고 자신은 숨어버린다 그것도 자그만치 8년째이다 훌륭한 사람은 작심삼일을 알지못한다. 지난 가을 인터넷에는 자신의 연봉인 80% 를 이웃을 위해 쓰고 자신은 월세방에서 사는 젊은 남성의 이야기 도 감동하기에 충분하다.

 10년이 넘게 오고 가실 때 없는 외롭고 굶주린 어르신들을 자신의 사업장에 모시고 따뜻하고 알뜰한 점심을 대접하는 기업인도 있다. 자신을 아무리 퍼 주고 퍼 주어도 지치지않은 열정과 큰 가르침을 필자는 평소 그 주변에서 잘 지켜보고서 이렇게 말 하고 있다. 또 기억해야 할 사람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건설업계의 대표이자 학원에 이사장 을 하는 분은 글로벌 시대의 인재 육성에 정진을 하는 모습은 성숙된 인성의 봉사자이다. 초등학교를 지어 지역사회에 기증하는등 10년이 넘게 불우한 이웃에 쌀을 전달하고 있다. 나누며 살아가겠다는 거룩하고 훌륭한 인간본연의 정신과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과도 같은 힘이다 다시 말해서 이런분들의 존재는 우리 지역사회에 신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있다.

 이들은 이 시대가 기억해두어야 할 훈훈한 천사들이요 진정한 덕행자 들이다. 봉사나 나눔은 감성에 따라서 유해처럼 흘러가고 마는것이 아니다. 연말 연시에만 집중하는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숙명적인 봉사인이라고 예찬하고 싶어진다.

 지난날 라면상자 몇 개를 놓고도 생색을 내고자 사진을 펑펑 찍으려 했던 철부지의 행동이 이들앞에 어찌나 부끄러운지 진정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작은 사소한 단 기간의 나눔을 하고서 요란한 소리 를 냈던 지날을 후회하면서 숨은 봉사인들 앞에서 고개숙여진다.

 올해는 U N의 한국인 리더의 시대가 열리는 기억해두어야할 국제적으로 가치로운 해 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악은 잊어버릴 수록 행복해지는 법이라면 기억해 두어야할 영광과 미덕은 오래오래 간직할 수록 인생은 향기로워 진다 는 나의 인생 이야기다.

<전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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