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질을 생각하자
정보의 질을 생각하자
  • 송경태
  • 승인 2007.01.15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요속의 빈곤, 이 시대의 특성을 함축하는 또 하나의 표현이다.

어르신들은 자주 ‘세월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 내이곤 한다.

먹을 것은 물론 각종 씀씀이와 생필품도 풍부해지고, 하물며 쓰다버린 물건을 모아 재활용하는 일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리만치 우리네 사는 환경이 풍요롭게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풍요로움의 이면에는 또 하나의 그늘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바로 ‘빈곤의 그늘’이 그것이다.

21세기는 ‘정보의 홍수시대’로 대변될 만큼 다양하고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컴퓨터의 급속한 변화와 발전에 따른 정보 소외계층의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컴퓨터의 등장으로 우리의 정보의 환경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독서’는 여전히 우리의 유용한 정보습득 방법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독서 실태와 의식에 관한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직도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독서량과 독서 인구는 소폭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영상매체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도서 구입률은 떨어지고 철학, 종교, 사회과학서적 등 무거운 책보다는 소설, 수필 등 가벼운 읽을거리를 많이 접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도 선호하는 책이 달랐다.

현대소설은 전 연령층을 통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었으나 저연령 층일수록 추리와 공상만화, 수필 등의 가벼운 읽을거리를, 고연령 층일수록 철학 및 종교, 역사소설 등 무거운 주제를 담은 책을 선호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10여 년간 선호하는 책의 순위변화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현대소설은 굳건히 인기를 지키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무거운 내용을 담은 책의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역사소설은 1위로 한 계단 하락했고, 철학 및 종교, 사회과학 관련 서적들은 상위 5위권에 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유용한 정보 전달 매체인 책을 통해 지식욕을 충족하려는 독서 조류가 쇠퇴하고 오락과 여가 위주로 가벼움과 즐거움을 충족하려는 독서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 사회가 정보를 접하는 데 있어 ??생각할 수 있는 정보??를 소홀히 하고 ‘자극적인 정보’를 선호하는 매우 잘못된 태도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정보가 다량으로 제공됨으로써 정보소비자가 ‘정보의 질’을 따져보는 수고를 게을리 함으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로 ‘빈곤한 독서문화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고 하겠다.

현재 우리의 정보환경은 정보매체의 다양성, 정보량의 대형화, 정보전달의 신속성 등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정보환경 속에서 현명한 정보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화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흔히 정보화 시대로 불리 우는 21세기 정보화시대는 산업혁명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전 세계인의 삶의 내용과 질을 바꾸어 놓은 획기적인 변화로 다가오고 있고, 전 세계인은 정보화의 새로운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적응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우리 장애인도 예외는 아니어서 컴퓨터 활용 이전의 시대보다 다양한 정보의 수집이 가능해지고 이를 실생활에 활용하는 폭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우리 사회가 발전해 온 과정처럼 장애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보화가 진행된다면 장애인은 새롭게 변화하는 정보화 세상에서도 여전히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고려한 정보환경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해결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정보의 주체로서 장애인당사자들이 정보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러한 과제를 풀어감에 있어 가장 중시되어야할 것은 ‘정보의 질’을 따지는 것이다.

<전주시 의원,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