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시대의 농산물 유통전략
경쟁시대의 농산물 유통전략
  • 유인봉
  • 승인 2007.01.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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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생산이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치던 생산부족시대, 농협의 농산물 유통은 시장상인들의 독과점을 막고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공판장 등 도매시장에 팔아 주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생산기술과 자재의 발달, 농업기계화로 인한 획기적인 생산력 증대는 수요를 초과하는 생산과잉시대를 만들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맛과 영양, 가격과 품질을 중시하는 선택적 구매가 이루어지고,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되면서 신선편이, 소포장 농산물등 식품에 대한 안전성과 편의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유통시장 개방으로 국제적 유통자본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대형 할인점이 증가하고 국내 대기업들까지 소매유통업에 가세하면서 할인점의 춘추전국시대를 만들며 생존을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설상가상으로 엄청난 구매교섭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의 경쟁심화는 기존의 영세한 산지 유통조직을 압박하고 종속시키고 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기존의 생산-도매-소매-소비자로 흐르던 유통의 흐름이 완전히 180도 바뀌어 소비자-소매-(도매)-산지로 역류하고 있으며 소비지의 요구를 산지에서 담아내지 못하면 시장에 내다 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곧 산지유통의 주체인 산지조합의 사업시스템이 시장지향적으로 탄력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생산 및 출하농가의 생각과 태도 역시 철저하게 시장지향적으로 변해야 함을 의미한다. 시장지향적인 산지유통을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우선, 조합간 품목별 연합을 통해 물량의 규모화를 실현하고 유통시설의 공동이용을 통한 상품화와 마케팅 공동추진으로 시장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과거 소규모 작목반은 지역적 사업영역의 한계를 넘어 조합단위, 또는 시군단위로 통합하고, 생산에서부터 출하까지 통일된 생산시스템을 갖춘 규모화된 선진 작목반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조합의 판매활동에도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출하농가는 판매주체가 어느 시기에, 어느 시장에, 어떤 가격으로 팔 것인가에 대해 조건없이 판매권을 위임하여야 하며, 조합과 농가 상호간에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만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찾을 수 있다.

농산물 유통사업 상품의 전반적인 상향평준화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생산기술을 가지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생산하는 농가와 그렇지 못한 농가간에 차등적 공동계산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수한 농가가 일탈하지 않고 사업에 참여하며 기술과 정보의 공유를 통해 전반적인 품질이 향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출하농가 조직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출하계약의 이행이다. 생산 및 출하약정 불이행농가에 대한 엄격한 제재와 향후 사업참여에 대한 불이익이 규정되어져야 한다. 결국, 산지유통의 성패는 참여농가간 얼마나 견고한 출하조직을 갖추고 시장의 요구와 변화를 얼마나 신속히 담아 낼 수 있느냐가 핵심과제이다.

농산물 과잉공급시대, 시장의 요구와 다양한 변화를 신속하게 담아 낼 수 있는 산지유통조직의 유연한 상품화 능력과 생산주체인 참여농가의 적극적인 사업참여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해년 새해, 산지유통의 주체와 참여농가가 시장지향적 전략과 생각을 함께 모아 노력한다면, 우리농업의 미래와 희망을 기쁨으로 말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전북농협 농산물유통 교육지원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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