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새판짜기 죽어야 산다’
‘여권의 새판짜기 죽어야 산다’
  • 승인 2007.01.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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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이 요동 치고 있다. 연초부터 정국이 여권의 새판짜기로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올해는 정초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4년 연임’ 개헌을 주장, 정치판을 뒤흔들더디 22일에는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첫 탈당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23일과 24일에는 이계안·최재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는 등 연쇄탈당 현상이 나타나면서 여당이 창당 3년여 만에 깨질 조짐이다. 차기 대선을 11개월 남긴 시점에서 집권당이 공중 분해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열린우리당내 통합신당파의 내부 기류는 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탈당시사 발언을 한 이후 뒤숭숭하다. “그래도 탈당한다”는 선도탈당파의 강경 기류와 “일단 분위기를 보자”는 온건그룹의 관망 기류가 뒤엉키면서 앞길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 국면이다.

 그러나 이미 탈당 쪽으로 기운 대세를 거스르기는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주초부터 릴레이식으로 이어져온 연쇄탈당 행진은 ‘일단 멈춤’ 상태이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다시 촉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뒤늦게 탈당 도미노를 우려한 당 사수파가 지난 23일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변경하는 당헌 개정에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급선회, 오는 29일 소집되는 중앙위원회에서 기초당원제에 찬성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지만 이미 탈당 결심을 굳힌 국회의원은 다수에 이르고 있다는게 정가의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24일부터는 우리당 초·재선 및 민주당, 국민중심당 의원 일부가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연대방안을 구체화하고 나서 범여권 통합신당 논의의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의 이같은 사태는 우리의 반세기 정당사에서 대선을 앞두고, 그것도 정상적인 정치상황에서 집권당 스스로 자신을 해체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바로 그런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 셈법과 반응은 각 당과 정파적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다른 정파나 정당의 반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는 국민의 입장과 반응이 중요하다. 국민은 집권당이 대선을 앞두고 헤쳐 모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아니 국민은 당이 자신들의 이해와 당리당략에 따라 분당과 합당을 되풀이하는 구태에 식상해 있다.

 열린우리당이 4년간 여당으로 집권했으면 다시 여당 자격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치적 순리요 도리다.

 그러나 정치상황은 국민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정당이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만드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 문제는 그런 정치 행위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있다.

 여권의 신당 창당과 관련 지난해 연말 열린우리당내 최대 계보의 수장인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만나 내건 정치 슬로건은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이다.

 하지만 작금의 여당내 새판짜기 싸움을 보노라면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을 위한 몸부림으로 비쳐지고 있다.

 대의명분이야 어떠하든 여당 해체와 신당 창당이 자신들이 살기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죽는 길일 것이다.

 따라서 여권의 탈당에 이은 통합신당 창당이 대세라면 이것만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사즉시생 생즉시사(死卽是生 生卽是死)’라는 옛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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