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수출, 환율파고 극복이 관건
금년 수출, 환율파고 극복이 관건
  • 전재일
  • 승인 2007.01.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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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초부터 수출 전선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소강상태에 있다고 하지만 원?엔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의 하락세는 미국 등 제3시장에서 일본과의 상대적인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수출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는데 이젠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수출을 계속해야 하는지?” 하고 필자에게 반문하는 이가 많아졌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한 “2006 수출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수출기업의 88.4%가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출채산성이 계속 악화되다 보니 기업들은 자본 축적을 할 수가 없고, 투자 확대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 되고 있다. 계속적인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R&D 투자와 시설 확장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최근 수년간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중소기업의 수도 감소추세에 있다. 특히 2005년 이후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는 감소율이 약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환율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환 리스크 분산을 위해 유로화 결제를 늘리고 달러화 자산을 줄이는가 하면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거점을 해외로 다원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수출기업은 자율적으로 환율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취약하다. 오히려 대기업으로부터 환율부담에 따른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고 있으며 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자율변동 환율제도하에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환율이 적정 수준을 이탈할 경우 시장에만 맡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리한 개입을 해서는 안 되지만 기업들이 감내하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적절한 환율 운용은 바로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환율 하락세는 장기적인 대세인 것 같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크게 겪고 있기 때문에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선 위기관리는 기업이 스스로 노력해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제 가격경쟁력 확보 노력보다는 품질, 디자인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상생의 동반자로 받아 들여 기술지도나 이전 등을 통해 이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 나가겠다는 자세와 실천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로 유동성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수출중소기업에 주요 정책자금의 대출절차 간소화는 물론 상환 유예 조치도 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을 위한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금년에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지난 해 대비 약10% 정도의 증가한 3,59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리고 전북의 수출도 전국 증가율보다 약간 높게 전망하여 61.5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연초부터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환율변동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이번 기회에 우리 수출기업들도 환 리스크 관리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환율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출 경쟁력을 배양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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