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주우드 Jeonjuwood’를 준비하자
이제 ‘전주우드 Jeonjuwood’를 준비하자
  • 장병수
  • 승인 2007.01.3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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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리우드(Nollywood)를 아십니까? 어쩌면 발리우드(Bollywood)는요? 틀림없이 할리우드(Hollywood)는 알고 계시겠지요? 그럼 이제 전주우드(Jeonjuwood)입니다.


 영화산업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할리우드’일 것이다. 그러나 할리우드가 처음부터 영화산업의 메카는 아니었다. 1908년 카메라와 영사기를 제조하던 - 에디슨, 바이오그라프, 바이타그라프 등등 -10개의 선도적인 회사들이 ‘트러스트(Trust)’를 결성했다.


 그들은 곧바로 영화특허권회사 The Motion Picture Patent Company(MPPC)를 설립해서 특허권을 근거로 영화 사업의 독점화와 장비와 필름 생산의 통제를 시도했다. 그래서 칼 레믈리와 윌리엄 폭스 같은 독립제작자들은 트러스트의 법적교란(1917년 MPPC의 특허권이 법원 판결에서 법적으로 무효 선고)과 통제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작지의 중심지를 뉴욕에서 남부 켈리포니아의 할리우드로 옮겨갔다.


 독립제작자들은 켈리포니아 경치의 다양성 - 산, 사막, 바다, 숲, 평원 -과 풍부한 일조량의 혜택을 누려가면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할리우드의 씨를 뿌렸다. 궁극적으로 할리우드는 뉴욕의 트러스트 본부와 2천마일이나 떨어져 있었으며 자연적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가면서 저비용의 장편 영화들을 만들기에 이상적인 장소였다.


 이곳에서 독립제작자들은 파라마운트, 폭스, MGM이라는 할리우드 메이저 회사들을 설립해서 영화산업의 시스템을 구축해 갔다. 그들은 거대한 공장 형태의 스튜디오 내에서 제작을 집중함으로써 그리고 제작에서 홍보, 배급, 상영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모든 부문을 수직적으로 통합시킨 ‘스튜디오 시스템’을 창안했다. 이때 창안된 시스템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영화를 지배해 나갔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영화산업의 중심지가 할리우드에서 인도의 뭄바이로 옮겨졌다. 뭄바이는 ‘발리우드 Bollywood’란 이름으로 제2의 할리우드를 꿈꾸고 있다.


 현재 발리우드는 연간 1천여 편의 영화를 제작해내며 세계 최대의 영화 제작국이자 인구 11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시장을 자랑하고 있다. 발리우드 영화의 특징에서 볼 수 있는 민족적, 민속적 노래와 춤의 구성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점과 영화전문 교육기관의 증가와 세계적인 교수진 및 체계적인 교육 여건의 형성이 발리우드가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에 놓인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인도 영화가 주목 받은 바 있다.


 발리우드의 1천편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적어도 연간 2천편 정도는 되어야 세계 최대 제작국이지! 이름하여 ‘날리우드 Nollywood’ 시대가 도래 했다.


 ‘날리우드’가 어디지? 바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나라다. 국민소득 500달러인 나라에서 주간 제작 편수 200여 편에, 연간 200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한다니 믿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날리우드 영화의 특징은 저가, 다작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리우드는 서로 다른 250개가 넘는 다양한 부족들의 풍습과 문화를 보여 주는 삶과 토속신앙 등이 영화화 되어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러한 특징이 아프리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제 ‘전주우드 Jeonwood’를 준비하자! 우리나라도 연간 10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상황에서 2006년도 전주영상위원회와 관련되어 전북도내에서 촬영된 영화가 장편 45편, 단편 7편에 이른다고 한다. 그밖에도 전북 일원에서 촬영된 영화까지 합하면 그 수는 상당하리라 본다.


 이쯤이면 전주를 ‘한국의 할리우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여기에 전북 일원, 특히 전주는 ‘발리우드’와 ‘날리우드’의 성공적인 특징인 전통과 다양한 자연적 환경이라는 우수한 외부 환경을 갖추고도 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시민영화제 등등을 통해서 영상 문화 도시라는 이미지도 충분하게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주를 ‘한국의 할리우드’라고 부르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왜냐하면 할리우드 시스템이 보여주고 있는 제작에서 홍보, 배급, 상영에 이르기까지 확고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전북 일원에서 촬영된 영화는 전주에서 후반 작업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과 장비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서 우수한 인적 자원의 체계적인 확보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전주우드’의 꽃이 피는 그날을 위하여!


<영화평론가·원광대유럽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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