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 클로버’는 누가 찾았을까
‘네잎 클로버’는 누가 찾았을까
  • 이경옥
  • 승인 2007.02.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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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말에 “구다라나이(くだらない)”라는 표현이 있다. ‘형편없다’거나 ‘시시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일부 고대사 연구자들은 ‘구다라’가 ‘백제(百濟)’라는 뜻이므로, ‘구다라나이’는 ‘백제 아니다’로 직역이 되며, 이는 곧 “백제 물건이 아니면 형편없고 시시한 것”이라는 뜻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대 일본은 백제로부터 고급 문명을 받아들였기에, 당시 일본에서 백제의 물건은 곧 ‘명품’이라는 것이다.


명품에 대한 선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할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명품들은 샤넬, 구찌 등 주로 고가의 외국 공산품들이다. 그런데 요즘엔 농산물은 물론 지역이나 심지어 사람에게까지 그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난 해 한국을 빛낸 ‘인간명품’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꼽혔다.


 아무튼, 공산품이든 농산물이든 생산자가 높은 가격을 받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당연히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만 하는데, 새롭게 명품의 반열에 오르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설득력 있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이 회자되고 있다. 전어의 판매 촉진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홍보가 있을까? 한 지역에는 천혜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명승지가 있는데, 그곳에 있는 한 용소(龍沼)는 ‘정승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어느 정승이 목욕재계를 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그곳에서 목욕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져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명품이 되려면 물건도 잘 만들어야 하지만, 강력한 대중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다.


 한편, 명품은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며칠 전 한 유기농산물 판매업소에서 감귤즙을 샀는데, 상표를 보니 생산지는 제주도이지만 그것을 가공한 곳은 육지 지역이었다. ‘무농약, 무방부제’ 라는 홍보 문구 아래 비싼 가격이 책정돼 있었다. 또한 바다가 없어 당연히 고등어가 전혀 잡히지 않는 한 내륙지방의 특산물이 ‘간고등어’라는 사실도 ‘발상의 전환’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면, 우리 전북지역과 전북의 생산물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중국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이장군 열전(李將軍 列傳)’에는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 복숭아꽃과 오얏나무꽃은 말하지 않아도, 아름다움에 이끌려 사람들이 모여들므로 그 아래에 저절로 샛길이 생긴다)”라는 말이 있다.


 이 고사성어는 우리 전북이 우선 장인정신으로 무장해야함을 웅변해 준다. 아무리 그럴 듯하게 포장을 하고 홍보를 잘해도 내실이 없다면 금방 그 한계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기술과 창조적 기획력으로 지역을 가꾸고, 대물림하고 싶을 정도의 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만 한다.


 전북에는 고유의 향기를 지닌 높은 문화 인프라가 있다. 이러한 고유한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지역을 가꾸고, 장인의 혼이 담긴 훌륭한 물건을 생산하고, 덧붙여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면, 전북지역과 전북의 생산품을 명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행운(Good Luck)”이라는 책을 읽었다. 마법의 네잎 클로버를 찾은 자가 절대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네잎 클로버는 암흑과 같은 험한 숲속에 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햇볕이 전혀 들지 않는데다 흙도 없는 곳에 클로버가 자랄 수 없다고 생각해 포기했다. 그러나 한 사람만은 거친 자갈들을 치우고 부드러운 흙을 깐 후 물을 주어 텃밭을 가꾸었고, 주변의 나무들을 간벌해 햇볕이 들도록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클로버 씨앗이 떨어져 내렸다. 그 씨앗은 모든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지만, 정성껏 텃밭을 가꾼 사람만이 그 싹을 틔워내 마법을 가질 수 있는 행운을 안았다. 행운이란 ‘항상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라는 것이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인 듯하다.


 잠재된 명품 자원을 발굴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장기적인 시나리오 플래닝을 세운 ‘준비된 전북’에게는 분명 ‘행운’이 찾아올 것이다. 전북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like), 사랑하고(love), 살고(live) 싶은 곳으로 만들어 나가자.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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