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 서울=전형남기자
  • 승인 2007.02.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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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노력하여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

 열린우리당 정세균(진무장·임실) 의원이 대의원들의 추대로 당의장에 취임함으로써 난파직전의 당을 구할 해결사로 등장했다.

 정 의장의 이번 당의장 취임은 본인의 뜻이라고 보기보다는 열린우리당 처한 현실에서 대의원들의 욕구라는 정치권의 중론이다.

  3선 의원으로서 보여줬던 정치행보와 ‘대화와 타협’을 정치의 중심에 놓고 특유의 외유내강 정치스타일, 중도개혁의 정치적 정체성이 열린우리당의 위기를 극복할수 있을것으로 대의원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대의원들과 소속의원들은 정의장이 갖고 있는 이같은 정치 컨테츠가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범여권 정계개편을 성공시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원들부터도 좋은 점수를 얻고 있는 정치적 신뢰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스타일이 현재 난립하고 있는 범여권세력을 하나로 묶을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의장은 김근태 전의장의 말을 빌어 “나도 독배를 마시는것을 두려워 하지 않겠다.그러나 시대사명과 국민의 열망을 모아 독배를 축배의 샴페인으로 바꿀것”이라고 정계개편 성공을 자신했다. 

 -어려울때 당의장을 맡아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 어느 때보다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전당대회 성사를 호소했는데 어려울 때 단합하는 민주개혁세력의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돼 가슴 뿌듯하다. 당원동지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내부의 문제로 비록 원내 2당이 되었지만 국정운영과 민생을 책임져야 하는 집권여당의 역할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더 꼼꼼하고 세밀하게 민생을 챙겨갈것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 2005년에 이어 또 다시 열린우리당이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맡았다. 당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 자화자찬은 아니지만 2005년에 ‘구원투수’ 역할을 나름대로 성과 있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구원투수’만 해서는 않되고 ‘승리투수’가 되어야 한다.

 내게 맡겨진 임무는 일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지 않다. 궁극적으로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당원동지들과 국민의 요구에 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구하는 방법과 승리하는 방법은 다르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아직도 우리는 108명의 의석을 가진 거대정당이다. 그러나 모든 기득권, 프리미엄을 던져내고 평화개혁미래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일로매진하겠다.

 우선 당내에 ‘대통합추진기구’를 구성하여 즉각 실질적인 대통합 작업에 나설 생각이다. 평화개혁미래에 동의하는 모든 시민사회세력, 정치세력들과 함께 개방적 대통합을 이뤄 가겠다.

 -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대통합신당의 성격과 범위에 대해 말해달라.

 ▲ 나는 전당대회 이전부터 ‘분열 없는 개방적 대통합’을 주장해왔다. 일부의 탈당으로 빛이 바래긴 했으나 이는 여전히 유효한 가치이다.

 평화개혁미래세력의 대통합에 동의하는 제 정파, 시민사회세력, 전문가 집단 모두를 포괄하겠다.

 우선 흩어져 있는 민주개혁세력을 한데 모으는데 전력할 생각이다. 물론 민주·반민주 구도가 예전처럼 단일하게 형성되긴 어렵겠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한반도 평화문제 만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참여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을 확고히 계승해야 한다고 본다. ‘평화를 포기할 만큼 가치 있는 전쟁은 없으며, 아무리 나쁜 평화도 좋은 전쟁 보다 善하다.’

 구체적인 통합신당의 원칙과 기준을 빠른 시일 내에 당내 논의를 통해 정하겠다.

 - 집단탈당파가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이 범여권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복안은.

 ▲ 선거기간 내내 김성곤 최고위원께서 ‘빌 공자’를 말씀하셨다. 모든 문제에 개방적인 태도로 임할 것이다.

 그러나 주도권 다툼으로 보이는 것은 국민들께서 바라는 바가 아니다. 나는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화개혁미래세력의 재집권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재집권에 실패하는 길과, 우리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재집권에 성공하는 길이 있다면 기꺼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평화개혁미래 세력의 재집건에 필요하다면 어떤 결단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탈당하신 분들이 표방하는 바를 들었다. 국민들께서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끼시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세 불리기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주도권 다툼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 전당대회 이후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예상되는데 이를 막을 대책은.

 ▲ 전당대회의는 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통합신당을 결의했다.

 당의 결정이 있을 때마다 소송을 내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전당적인 결의를 모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국면에서 정치인이 결단을 선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정치인의 결단에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하고자 하는 바를 전당적으로 결의한 마당에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명분이 없는 일이다.

 - 여당내 대선주자가 없어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한 견해는.

 ▲ 나는 우리진영에서 후보를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개방적 대통합을 추진할 것이고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대선후보를 뽑을 생각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집단적인 집권 준비 없이 이름 있는 대선후보만 데려오면 된다는 식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우리 국민 수준이 그 정도는 넘어선 것 아닌가?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개혁미래 세력의 재집권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지만 우리 내부의 준비 없는 이벤트성 영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대선 직전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 등 범여권의 재통합이나 연대가 가능하다고 보나.

 ▲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그 분들의 탈당으로 더 어려워 졌다고 본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렇게 다시 합칠 경우 어떤 명분으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나?

 답답하다. 지금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당 지지율도 낮고, 뚜렷한 대선주자도 보이지 않아 그런 행동을 한 것 같은데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엄중하게 생각하고 고려해야 했다.

 국회운영 과정에서 협력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한 일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의 정치적 통합과 연대를 지금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신중하게 판단해 가겠다.

 -도내 의원 3명이 탈당했고, 추가 탈당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내 현안사업 차질이 우려되는데 대책이 있다면.

 ▲ 그분들이 탈당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전북의 국회의원이다. 도내 현안사업을 도외시하리라고 보지 않으며, 우리와 이견이 생길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는 정치고, 전북 발전은 다른 영역이다. 도내에서 탈당하신 의원들도당연히 협력할 것으로 믿고 우리는 여전히 정부여당인 만큼, 모든 통로를 동원해서 도내 현안이 예정대로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전북은 내 고향이자 정치적 터전이다. 우리당의 마지막 보루이기도 하다. 17대 국회에서 국회의장, 집권여당의 당의장, 원내대표를 연달아 배출했다. 도민 여러분이 든든히 받쳐주고 계셔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미래를 도모하고 대통합도 도모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력을 다해 나에게 부여된 책무를 다하겠다.

<프로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열린우리당을이끌 새 당 의장으로 합의추대된 무주·진안·장수·.임실 출신 3선 의원.

 참여정부 출범 이후 외유내강형 리더십을 바탕으로 깔끔한 일처리 솜씨를 십분 발휘, 정부·여당의 주요 요직을 거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경제통 의원에서 리더형 정치인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까지 지낸 뒤 1995년 정계에 입문했으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을 거치는 등정책 사이드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2005년 1월부터 원내대표를 맡아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처리 실패로 흐트러진 당의 전열을 재정비해 행정도시특별법, 과거사법, 사학법을 차례로 통과시켰고 10.26 국회의원 재선거 패배 이후 당의장을 겸하면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정국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해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작년 1월 당·청 갈등의 상황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1.2 개각 파문’에 휩쓸려 잠시 당내 위상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곧 제 자리를 잡았고 복잡한 당내 계파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당 의장에 합의추대됐다. 11개월의 산자부 장관 재임 기간에는 수출 3천억달러 시대를 여는 성과도 이룩했다.

온화한 외모에 대인관계가 원만해 당내에서는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며 수출 3천억달러 달성 덕택에 최근에는 ‘3천억달러의 사나이’란 별칭도 얻었다.

 부인 최혜경(54)씨와 사이에 1남1녀.

▲장수(56) ▲고려대 법대 ▲미 페퍼다인대 경영학 석사 ▲15·16·17대 의원 ▲연청 중앙회장 ▲민주당·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결특위위원장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당의장 ▲산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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