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쟁력과 분권화 의식
지역경쟁력과 분권화 의식
  • 안진
  • 승인 2007.02.1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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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도 지역간의 형평성을 이야기하는데 지역간의 의견이 중요해 지고 있다. 다양한 지역간의 특성을 반영하여야 하는 분권화의 조화 기능 때문이다. 오늘날 지방분권은 크게 주민들을 위한 행정과 재정제도, 주민의 참여 그리고 시장 측면에서 기업본사의 지방이전 내지는 의사결정권의 지방 지사에 대한 이양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세 측면이 제 역할을 다할 때 분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의 형편에서 적어도 행정과 재정의 분권은 대체로 국가차원에서 공정하게 이루어 질 수 있고, 주민의 참가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많기 때문에 해결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적인 분권은 그렇게 쉽게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역의 경제적인 형평성은 기업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작금의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건설도 다름 아닌 시장레벨에서 분권이 어렵기 때문에 추진되는 지역간의 경제적 형평 시책이다.

성공한 기업이라 하여도 정부가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마냥 지역생산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들어가 사업을 착수하지 않는다. 자금과 인력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이윤이 보여야만 투자를 한다. 때문에 자치단체 노력만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대에 지방정부의 시장의 경쟁력을 위한 역할은 산업생산기반과 건강한 소비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문 등에 한정된다.

따라서 오늘날 지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대학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학과 연구소와 기업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산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기업과 대학 가운데 어느 한쪽이 부실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이것은 마치 월드컵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와 코치 그리고 밤잠을 설치면서 TV앞이나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팬들 모두가 똑같이 중요한 것과 같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21세기에 선두권의 나라들은 경쟁력 있는 대학 교육과 연구 환경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영국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일을 위해 이미 20세기 후반에 미래의 세대를 위해 필요한 재원과 인력을 민간부문을 활용하면서 까지 준비를 하였다. 우리나라도 21세기 선두주자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환경에 민간자본유치사업(BTL)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대학들이 첨단연구시설, 박물관 및 기숙사 시설에 BTL을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일예이다.

이러한 사업은 지역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먼저 세계뿐만 아니라 국내의 학생들이 새로운 시설이 갖추어진 대학에서 학문과 기술을 연마하고자 온다. 학부모들도 적은 비용으로 학생들을 안심하게 이곳에 유학을 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관련연구시설과 대학을 졸업하는 우수한 학생들 때문에 대학 인근 지역에 투자를 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타 지역 학생들이 대학캠퍼스 주위로 모여 들기 때문에 사업 기회가 많아진다.

미국의 경제학자 허시맨(Hirshman)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상품의 이름만으로 좋아한다든지 또는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트집을 잡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일들은 흔하게 시장에서 경험하는 바다. 지방자치가 본격화 되면서 주민들과 자치단체가 함께 창출해 내는 지역의 가치들이 마음에 들어 이주해 오는 개인이나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경우도 보곤 한다.

분권화시대에 지역발전을 위해 고향을 위해서라거나 지역차원이라는 등 도덕적인 설득은 이제 한계가 있다. 주민들이나 기업들이 언제나 지역정서아래 책임과 의무를 감내하지는 않는다.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인 인프라와 함께 인류가 공유하고 있는 개인의 자유와 삶을 위한 노동의 기회와 선택의 평등,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 등이 지역사회에 존중되고 있는지도 삶의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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