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조심 산과의 약속
산불조심 산과의 약속
  • 민한기
  • 승인 2007.02.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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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산(山)에서 나는 불이다. 따라서 산림 내의 울창한 나무들, 풀, 낙엽 등이 불타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곤충, 파충류, 야생동물 등도 같이 불에 타버리며,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그냥 폐허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봄, 가을철에 건조기가 지속되고 계절풍과 해풍이 강하게 불어 산림 내와 연접지에서 화기물을 사용함으로써 산불이 집중 발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 발생 빈도가 증가되어 대형화되는 추세로 그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국지적 기상이변이다. 요즈음 기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기록적인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계절에 맞지 않는 이상 기온, 예측을 불허하는 초강풍,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건조주의보 등이 산불이 확산되는 주요원인이 된다.

 둘째, 소나무 단순림과 두터운 낙엽층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소나무는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조사되어 있다. 그러나 소나무는 송지(松脂)가 있어 쉽게 불에 타며 급속하게 확산하는 역할을 하기에 소나무 단순림은 충분히 산불확산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산림녹화 이후 울창해진 숲과 낙엽의 퇴적은 산불이 발생할 경우 대형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셋째, 험준한 지형이다. 우리 나라는 전 국토의 64%가 산림으로 되어 있으며 대부분 경사가 급한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불이 발생할 경우 그 확산 속도는 평지의 8배나 높고 강한 바람이 동반될 경우 대형산불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넷째, 삶의 질 향상이다. 요즈음 화두의 으뜸은 단연 ‘웰빙’이다. 또한 건강을 챙기는데 등산(登山)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한다. 거기에다 주 5일제 근무로 여가시간이 증가하였고, 현대생활의 온갖 스트레스는 산을 찾아 다시금 삶의 활력을 충전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다.

  최근 10년간(1996∼2005) 산불발생현황을 보면 연평균 508건의 산불로 4천436ha 즉, 여의도 면적 254만평의 약 5배인 1천330만평이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산불발생의 주된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43%, 논·밭두렁 소각과 담뱃불?쓰레기 소각이 34%로 되어있다.

 산불은 입산자의 부주의나 산림연접지의 논?밭두렁 및 농산부산물 태우기로 인한 원인이 대부분이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모든 국민이 감시자가 되어 산을 관심 있게 보살핀다면 대부분의 산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울창한 산림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허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한 공기이다. 현대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공장매연 등은 우리의 깨끗한 공기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1990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148백만 탄소톤으로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로 되어있으며,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2000년 기준 11백만 탄소톤으로 배출량의 7.8%이다. 교토의정서상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나무가 최상의 기능을 하도록 숲 가꾸기와 아울러 해외조림 등으로 탄소배출권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이 생태·환경적 가치가 높은 산림이 사람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산불이 발생하여 한순간에 잿더미가 된다면, 온 국민이 공유하고 즐겨야 할 삶의 터전인 숲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산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산불조심인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산불조심은 산과의 약속이며, 산을 이용하는 사람과 산의 혜택을 받는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숲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윤리인 것이다.

<익산산림항공관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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