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
  • 성귀자
  • 승인 2007.02.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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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에서 깨어 새벽녘 올라가는 월명산.

 철 따라 변하는 월명산의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이른 봄이면 싱그러운 아침 내음과 함께 살포시 고개 내밀어 돋아나는 새싹들의 사랑스런 모습에 뒤를 이어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꽃 등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들이 아름답다. 여름엔 푸르른 녹음이 그늘을 이루어 산에 오르는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식혀주고, 가을이면 설악 단풍과도 비견할 만큼 고운 자태를 뽐내는 단풍, 겨울이면 하얀 이불을 덮고 깊이 잠든 아름답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깊은 명상에라도 잠긴 듯 말없이 앉아 있는 월명산.

 이런 월명산이 좋아서 이른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아침을 열고 있다.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산에 오를 때면 만나는 사람마다 어둑어둑하여 얼굴이 잘 안보여도 “안녕하세요?” 3say운동에 앞장서며 인사를 나눈 지도 어언 4년.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새벽 운동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마음이 넉넉하고, 아름다우리라 믿는다. 그 중에 특별히 오가는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어떤 분은 등산 가방 속에 비료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오늘은 소나무, 내일은 동백나무 등등 매일 아침 시간에 비료를 주시는 분이 계시고, 매일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시면서 휴지를 줍는 태평전기 사장님, 일요일이면 대한통운과 이마트 직원들이 단체로 휴지를 줍고 다니는 모습에서 나는 진정한 아름다운 마음을 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스스로 봉사하는 마음. 다만 내 작은 마음의 실천이 월명산을 지킬 수 있다는 소박하지만 값진 마음. 이런 분들이 있기에 월명산은 늘 깨끗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런 분들이 진정 마음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닐런지요.

 월명산은 바다와 접하면서 군산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숲이 우거져 햇빛을 받지 않고도 산책이 가능하며, 산책로를 폐타이어로 깔아 놓아 많이 걸어도 발목에 무리가 없다. 이처럼 시민들을 위해 시설해 놓은 군산시장님이 고맙고, 이제는 군산시의 명물중의 명물이 되었다고 생각 한다.

 나도 우리 학교 어린이들이 월명산을 오르내리며 변화무쌍한 자연에 관심을 갖고 아름다운 심성과 튼튼한 몸을 지닌 어린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주일에 한번 씩 전교생이 2 년 동안 월명산 가꾸기 운동을 전개해 왔다. 내 생각대로 그들이 먼 훗날 월명산 에서 휴지도 줍고, 나무에 비료도 주는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성인이 되어 주기를 기원해 본다.

 난 이제 시내 학교 4 년 근무 임기를 마치고 3월1일부터 회현초등학교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어 시간관계상 월명산 아침 등반을 접고 월명수영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게 되겠기에 아침 인사를 못 나누게 되어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월명산을 오르내리는 멋스런 군산시민 모두가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어본다.

<군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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