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의 세계
확률의 세계
  • 김인수
  • 승인 2007.03.0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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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의 세계는 표본공간, 즉 가능성의 공간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연관된 수수께끼와 모순들로 뒤섞여 있다.

 뿐만 아니라, 때때로 우리들의 상식과 어림짐작이 통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으며 장사 속이 밝은 사람들은 이런 허점들을 이용하여 고객들을 사로잡는 경향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37장의 편지를 쓴 다음 37장의 봉투에 주소를 적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눈을 감고 편지를 각각의 봉투에 하나씩 집어넣을 때 단 한 장의 봉투에만 편지가 잘못 들어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쉽게 생각해 보면, 각각의 편지와 봉투에 1부터 37까지의 번호가 매겨져 있다고 하고 1번부터 36 번까지의 편지가 봉투에 제대로 들어가 있다면 남아있는 것은 37번 편지와 37번 봉투일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남은 편지는 봉투에 제대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물론 여기서 사용된 번호 매김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이는 단지 단 한 장의 편지만이 봉투에 잘못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만을 알려줄 뿐이다.

 한 장의 편지가 잘못 들어 있다면 적어도 두 장의 편지는 봉투에 잘못 들어가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구하는 확률은 0 된다.

 이 문제는 매우 간단한 문제이지만 중요한 점을 지적해 준다. 즉, 문제가 보이는 것과 항상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간단하고도 정교한 진술로 이루어진 문제는 모순적일 수도 있고 답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조금만 바꾸면 훨씬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일 위 문제에서 두 장의 편지만이 봉투에 잘못 들어갈 확률을 구한다면 얼마나 될까? 단 두 장의 편지만이 봉투에 잘못 들어가 있다면 그 두 장은 서로 바뀐 봉투에 들어가 있는 것이 된다.

 예를 들면, 5번 편지가 19번 봉투에 들어가고 19번 편지가 5번 봉투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두 장의 편지가 잘못 들어갈 방법의 수는 37장 중에서 2장을 뽑는 방법이 되어 조합을 이용하면 37!/2!35!=666가지가 된다.

 그리고 봉투들이 1 번부터 37번까지 순서대로 탁자 위에 일렬로 놓여 있다고 하면 편지들을 봉투에 넣는 총 방법의 수는 37!이다.

 결국 두 장의 편지가 잘못 들어갈 확률은 666/37!이 되어 약 4.86/1041 이 된다.

 이런 문제들을 이용하여 무심코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일들, 예컨대 복권을 사거나, 자동차의 과속 운전으로 범칙 스티커를 발부하는 일 등에 이용되며, 보험사고 손해 산정 등에 이용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런 이론들이 생물학이나 유전공학 등에도 이용되어 실험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의 수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대단히 많은 방법들이 분석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공학적인 분석문제에도 이용되어 소비자들의 소비형태, 기계들의 선호도 등을 분석하는 데에도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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