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해에 대처할 국민의 자세
선거해에 대처할 국민의 자세
  • 홍남인
  • 승인 2007.03.0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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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원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때로는 자기분열을 일으키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시대가 어지러웁고 세상일이 복잡하면 국민과역사는 엉웅의 출현과 신화를 갈구한다.

 그리고 영웅과 그의 신화는 국민의 관심을 한 곳으로 묶고 사회에 활력을 준다.

 미국에 패망한 일본은 전후 1950년대 레슬링 영웅 역도산을 링에 등장시켜 거대한 야수같은 미국 프로 레슬러들을 가라테 ?으로 모조리 굴복시킨다. 일본인의 한을 풀고 일본사회에 생기를 돌게함으로써 사회흥행에 성공한다. 또한 2차대전에서 독일에 패퇴한 프랑스도 유럽을 정복했던 나폴레옹을 역사에서 꺼내 프랑스인의 자긍심을 위안받았다.

 우리도 지난 90년대 중반 IMF로 국가 전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박세리를 만나 그녀가 맨발로 늪에서 공을 쳐올려 우승했을 때 뜬 눈으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또 과거 역사가 왜적의 침공으로 치욕으로 점철될 때 가장 천한 신분의 기생 논개를 등장시킴으로써 민족혼을 부각시켰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정치풍토는 엄숙한 영웅신화보다 가벼운 이벤트 정치와 국민경선 등으로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사회를 현혹시키려 한다.

 이벤트 정치는 지도자의 능력과 경륜보다는 대중적인 인기에만 영합하는 탤런트적인 허상에 매료되어 무소불위의 권능을 가진 인물을 알 수가 없다. 국민경선도 명분은 좋고 국민과의 괴리를 없애지만 전문적인 심층검증이 결여되고 정당정치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정치에 포퓰리즘은 절대 경계대상이다. 바로 몇년전만 해도 대통령 호감도 순위에 있어 절대 지지를 받던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 등이 지금 호감도를 조사하면 1% 지지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도자 유형론에 관해 일가견이 있다는 김호진씨는 고건은 안정감있는 실사구시형이고 김근태는 고뇌하는 지사형이며 이명박은 개척시대의 창업가형, 정동영은 순발력있는 행동형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자신의 진단도 단견에 불과한만큼 분석에 분석 검증에 검증을 통하여 숨겨진 지도자를 찾자고 했다.

 정치에서 흑백논리는 통괘하다. 그러나 흑백논리가 국정을 이끄는 철학이어서는 안된다. 북한을 내재적 접근 방법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를 이해해야 하며 성자 못지 않던 장준화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법은 지배수단이 아니고 사회적 합의상황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대선이 앞으로 10개월이 남았는데 벌써 열풍이 불어온다. 아마 정해년이 가장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다. 특정인과 특정 정당에 80%이상의 투표를 하는 것은 자멸이요 망국이다. 봄에 꽃피고 뇌우와 열사의 여름을 지나 가을에 건강한 열매를 맺는 구국순열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키고 못 나고 착한 사람이 고향을 지킨다는 말도 있다. 훌륭한 지혜와 교훈은 과거와 지나간 날들에서 구하는 법, 반백의 나이가 되었다고 인생의 속편과 역사의 속편을 자식과 후진들에게 맡기고 인생의 광장에서 사라지려 하면 아니된다.

 해질 무렵인 석양에 큰 고기와 많은 고기가 잡힌다.

<작가·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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