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 물과 곡우(穀雨)물
고로쇠 물과 곡우(穀雨)물
  • 안영환
  • 승인 2007.03.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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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산에 올라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주변의 숲을 둘러보면 숲으로부터 얻어지는 직·간접적 효용가치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환경오염과 무리한 지하수 개발로 약수의 입지가 사라져 가자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또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금수강산을 자랑하면서도 이제 먹는 물마저 가려서 마셔야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처럼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물 문제가 사회적 요인으로 대두됨에 따라 나무에서 채취 되는 수액(樹液)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른 봄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에는 건강을 유지 시킬 수 있는 미네랄 성분이 보통 물에 비해 약 40배가량 많이 함유되어 있어 신비의 수액으로 알려져 있다.

 ▲수액을 채취 할 수 있는 수종

 수액이란 수목의 체내에 존재하는 액체를 총칭하는 것으로 모든 나무의 수액이라 하여 전부 음용 가능한 것은 아니며 채취하여 마실 수 있는 수종은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 당 단풍나무, 자작나무과의 자작나무, 박달나무, 물 박달나무, 거제수나무, 사스래나무 등이 있는데 수액의 채취량, 채취시기, 당도, 산도, 무기성분 등에 차이가 있으며, 대표적인 수종은 고로쇠나무와 자작나무 이다.

 도선 국사가 전남 백운산에서 좌선을 오랫동안 하고 일어서려는데 무릎이 펴지지 않아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았는데 가지가 찢어지고 그 사이로 물이 떨어져 그물을 받아먹었는데 신기하게도 무릎이 펴지고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하여 뼈에 이로운 나무 즉 골리수(骨利樹)라 하였고, 고로쇠나무가 되었다. 자작나무는 중세 시대의 귀족인 백작 머리처리처럼 수피가 흰색이며 나무껍질이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 하여 자작나무가 되었다.

 ▲수액이 나오는 시기

 수액은 어느 시기에 많이 나오는 것일까?

 그 비밀은 밤과 낮의 온도 차이에 있다. 밤 기온이 영하 3~4도, 낮 기온은 영상 10~15도 정도일 때 일교차는 10~15도 정도가 되는데 이때 줄기 속에 공간이 생겨 뿌리로부터 물이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잎이 없는 겨울철에는 광합성 작용 대신 호흡작용을 하여 이산화탄소를 내놓게 된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물관 속에 이산화탄소가 스며들어 진공상태가 되는 물관을 채우려고 물이 올라오며, 낮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기체가 팽창되어 그 압력으로 물관에 있던 수액이 상처를 낸 구멍을 통해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다.

 고로쇠나무 물은 경칩(驚蟄)을 기준으로 전후 10일에 나오며 “고로쇠 물”이라 불리고, 자작나무 물은 곡우(穀雨)를 기준으로 전후 10일에 나오기 때문에 “곡우 물”이라고 한다. 곡우물은 경칩을 기준으로 25~30일 이후부터 물이 나오기 때문에 고로쇠 물의 뒷정리물로 오해 받기 쉬우며, 아직은 홍보 부족과 상품개발이 되지 않아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로, 고로쇠 물 보다 곡우물이 여러 면에서 월등히 좋다.

 ▲수액의 채취 방법

 나뭇줄기에 빗살모양으로 상처를 내서 수액을 채취하던 비위생적인 방법에서 이제는 나무의 흉고 직경별로 줄기에 직경 2~3㎝크기의 구멍을 내고 호스를 끼운 다음 다소 큰 호스, 다음으로 큰 호스를 타고 산 아래까지 내려와 큰 통에 저장된 후 바로 상품화 되어 전국에 배달된다.

 이렇게 나뭇줄기에 구멍을 내서 채취하면 위생적이고 또 채취 후에는 구멍에 마개를 막아 균이 침입하여 나무가 손상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산림청에서는 수액 채취 지침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렇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액을 채취하면 나무의 성장은 2%정도 줄어들 뿐 큰 지장은 없다.

 ▲수액의 성분과 효과

 수액의 비중은 물과 비슷하며, 산도는 중성인 5.5~6.7 정도이다. 당도는 고로쇠나무 1.8%, 자작나무 1.5%로 고로쇠나무가 약간 높다. 그러나 무기물 함량은 고로쇠나무 0.02%, 자작나무 0.04%로 자작나무가 배나 높으며, 또한 고형분 함량과 무기물의 함량도 매우 높은 편이다. 수액에는 단맛을 띠는 당성 분과 무기물이 함유되어 있다. 고로쇠나무에는 자당, 자작나무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함유되어 있는데 고로쇠나무의 자당은 3.5g/ℓ, 자작나무의 포도당 함양은 5.07g/ℓ, 과당은 4.51g/ℓ이 들어있다.

 자작나무 수액은 고로쇠나무 수액보다 당의 총량은 높지만 고로쇠나무에 자당이 함유되어있어 단맛을 더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 수액에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건위, 이뇨, 체력증진에 매우 효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철분과 칼륨도 풍부함 으로 우리 몸의 대사 및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북도산림환경연구소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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