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들의 문제해결방법
수학자들의 문제해결방법
  • 김인수
  • 승인 2007.03.08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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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이란 문제해결의 도구를 찾아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모든 것이 문제투성이 이므로 각각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는 너무나 벅차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학자들은 발생하는 문제들을 유형별로 나누어 그것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훈련의 일환으로 많은 기초적인 수학 공식과 모델화된 사고의 훈련을 하게 된다. 그 방법론에 들어가 보면 때때로 많은 사람들, 심지어 문제해결에 숙련된 사람들조차 터무니없다고 포기해 버리는 성질을 가진 문제들도 있다.

 이를테면, 방안에 과연 몇 명이 있으면 이들 중 두 사람의 생일이 같을 (태어난 해가 아닌, 태어난 날짜가 같도록) 가능성이 반절 이상일까. 이런 유형의 문제는 방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 생일이 같은 두 사람이 없을 경우를 계산해 보면 되는 바, 간단한 계산을 통하여 적어도 23명 이상이 있으면 그중 두 사람의 생일이 같을 가능성이 0.5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얼마든지 유사한 것으로 바꾸어 제품 중 몇 개 이상의 불량품이 있을까. 또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물건을 만드는 문제로도 응용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다음 문제와 같이 전혀 다른 방향에서 계산 없이도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것 도 있다. 예를 들면, 두 대의 기차가 직선의 철로위에 서로 200킬로미터 반대방향에서 시속 100키로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고 하자.

 이 두 기차가 출발하는 순간 제비 한 마리가 한 기차의 전면에 붙어 있다가 상대 쪽 기차를 향하여 시속 150 키로 미터의 속도로 날아갔다. 이 제비는 상대 쪽 기차에 전면에 도달하는 즉시 이전의 기차를 향하여 방향을 돌려 같은 속도로 날아간다. 이런 반복운동을 두 기차가 충돌할 때 까지 반복했다면 제비가 마지막 순간까지 움직인 총 거리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적어도 50년 이상 퍼즐게임에 등장되었던 문제였다. 그런데 이 문제를 20세기에서 가장 명석하고 다재다능하였던 과학자중 한사람인 폰 노이만교수에게 제시하였을 때 그는 단 몇 초 만에 답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제비가 앞뒤로 계속해서 움직인 무한히 많은 거리들을 실제로 계산해서 답을 구했음을 고백하였다.

 열심히 계산하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한 때도 있지만 가끔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그 어려운 고역을 경감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두 기차가 충돌하기 전까지 움직인 거리와 시간을 살펴보면 복잡한 방정식을 만들지 않고도 파리의 움직인 거리는 쉽게 계산되어지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약간 응용하면, 두 기차가 충돌하기 1분전에는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이것은 머리 속으로 생각해서 1분 안에 답 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이지만, 복잡하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얼마나 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성경에 제시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몇 십일 동안 갈 수 있는 애굽에서 가나안까지의 거리를 40년 동안 해매는 결과를 가져오듯) 매사에 쉽게 해결될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설사 잘 이해하였다 치더라도)쓸데없는 노력을 하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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