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물 한사발에 바쁜 일상 탈출
고로쇠물 한사발에 바쁜 일상 탈출
  • 송영석기자
  • 승인 2007.03.0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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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에 만연했던 봄 소식은 따스함을 시기하는 듯 불어닥친 차디찬 삭풍에 의해 잠시 주춤거린다.

 하지만 주말이 다가올수록 봄볕을 느끼려는 많은 이들의 바람이 하늘에 닿아서일까. 세차게 몰아치던 삭풍과 눈보라는 이내 잠재워지고, 봄을 알리는 따스한 봄바람이 대지에 만연하다.

 슬슬 남쪽부터 들려오는 봄꽃 소식을 시작으로 겨우네 움츠려 있었던 화초들도 각자 생명력을 과시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터뜨리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다.

 볼 것이 많아 ‘보다’의 명사형으로 ‘봄’이라 이름 지웠던가. 추위가 누그러진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이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한 여행길을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자연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화초와 나무들도 기지개를 펴며 나름 생명 있음을 만방에 뽐낸다.

 그 중 남도의 봄 기운을 가장 먼저 전하는 전령사 ‘고로쇠’는 그야말로 생명의 상징일 터.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주말 우리 지역 진안과 남원에서 마련되는 ‘고로쇠 축제’로 발걸음을 옮겨봐도 좋을 일이다.

 예로부터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으로 ‘골리수(骨利樹)’라 불렸던 고로쇠 수액은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건강 음용수로서 물부족 국가로 진입되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장래에 일반 생수시장을 대체할 자원수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제수종이기도 하다.

 해마다 3월 이맘때 쯤이면 나무에 구멍을 뚫고 고로쇠 채취가 한창인데 환경문제로 자연을 훼손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기도 하지만 이 때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것이기에 귀하다.

 ‘고로쇠’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일신라말 도선국사가 백운산에서 좌선(坐禪)을 오랫동안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무릎이 펴지지 않아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나려 하였으나 가지가 찢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쓰러져 버렸다고 한다. 그때 찢어진 나뭇가지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을 보고 목을 추기기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이 물을 마신 후 무릎이 펴지고 몸이 좋아졌다고.

 도선국사는 이 나무의 이름을 뼈에 이롭다는 의미로 ‘골리수(骨利樹)’라 이름짓고 지금의 ‘고로쇠’로 어원 변화를 겪었다.

 고로쇠 수액은 밤과 낮의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지는 수도리 일대 고산지대의 고로쇠 나무에서 나오는데 칼슘과 마그네슘 등 무기물이 풍부하고 자당이 일반 물보다 40배가 많아 자연이 내린 선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이기 때문에 자연의 신선한 향기까지 느낄 수 있어 상쾌한 기분까지 갖게 해준다.

 친한 이들과 옹기종기 따뜻한 아랫목에 모여 밤새도록 마신다는 고로쇠. 일상에 지쳐 심신이 지쳐있다면 이번 주말 가족, 친구들과 술 대신 고로쇠 한 잔에 목을 축여가며 밤새 사는 얘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수려한 우리 지역의 자연과 함께 봄이 가져다 준 최고의 선물을 만끽한 당신은 봄의 주인공이 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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