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 힘, 스토리텔링
세상과 소통하는 힘, 스토리텔링
  • 김태중
  • 승인 2007.03.14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인 미국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최근 한국을 찾아 신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파슨스 회장은 올드미디어의 위기와 관련, 신문, 잡지처럼 잉크와 종이를 사용하는 전통산업은 앞으로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로는 화장실(bathroom), 침실(bedroom), 해변(beach) 등 ‘3B’를 예로 들면서 사람들이 읽는 습관을 버리지 않는 한 신문, 잡지의 미래는 밝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파슨스 회장이 강조한 것은 “뉴미디어 시대에도 콘텐츠가 왕”이며 “내용(스토리 텔링)만 좋으면 신문·잡지 등 올드미디어의 미래는 문제없을 것”이란 말이다. 핵심은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라고 말했다.

 파슨스 회장의 말 처럼 신문은 생존을 위해 과거 공급자위주의 권위주의적인 뉴스전달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으로 독자의 마음을 끌 것인가를 생각하며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 생산에 부심하고 있다.

 변화는 신문 지면에 나타나고 있는데 과거 정치기사 위주의 무거운 주제가 줄어들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소트화, 연성화된 기사가 자주 1면에 등장하고 있다. 기사스타일도 일방적 기사 전달에 벗어나 독자가 사색할 수 있도록 뉴스에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인과관계를 가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짜여진 소설같은 극적인 전개구조를 가지고 감동적으로 전달하면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기사의 의미와 목적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이와같은 기사의 스타일을 ‘네러티브’식 기사, 즉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 기법은 이미 디자인, 광고, 텔레비전, 테마파크에서부터 기업의 비지니스, 마켓팅, 리더십 등 사회전반에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story)+나누기(telling)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인문학의 전유물로 취급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한 마케팅 기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포(Zippo) 라이터는 베트남 전쟁에서 총알을 막아 준 이야기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포사는 이를 광고에 인용해 그 결과 지포 라이터는 남성들이 한 개쯤은 소장품으로 갖고 싶어하는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이 되었다. 

 기업들이 스토리텔링 기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마케팅 활동에 이야기를 도입함으로서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즐기도록 하는 감성지향적 마케팅 활동이다. 인간적인 이야기를 통해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마음보다는 가슴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제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로 먹고사는 직업인 언론에서부터 비지니스 영역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이는 이야기가 인간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익숙한 정보의 전달과 기록방식이며, 스토리가 애초부터 사람들의 흥미를 끌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전북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전설과 역사, 문화에 녹아 있는 지역이다. 익산의 서동, 남원의 춘향, 흥부, 장수 논개, 정읍사 부부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가 산재해 있다. 이를 활용해 치밀하게 ‘바이전북’을 마케팅하면 전북의 관광, 산업, 농산물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보 편집부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