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호수 드라이브 코스 3선
전북의 호수 드라이브 코스 3선
  • 승인 2007.03.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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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봄내음을 발산하고 있는 삼월.

 남녘훈풍이 전라산천을 휘감으며 푸른 물결이 북상하고 있는 이때. 상큼한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이번 주말 가족과 연인끼리 손잡고 길을 떠나보자. 전북 곳곳에는 청정자연으로 수놓아져 있다. 어느 곳 하나 소홀히할 수 없지만 이 가운데 도심생활을 벗어나 물과 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3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註>

 

 ▲진암 용담호 순환도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님의 향수다.

 꿈에도 잊히지 않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 곳, 진안 용담호. 망향의 아픔을 달래는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함과 보는 이의 마음마저 깨끗하게 하는 맑음을 간직한 용담 호로 봄나들이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2001년 댐이 완성되고 담수가 시작되자 용담호는 호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호수 주위로 한 폭의 수채화를 담은 듯한 용담의 멋진 드라이브 순환코스가 이어진다. 드라이브 코스의 시작은 진안읍 운산리이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봄바람을 가르며 30번 국도를 따라 안천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게 쭉 뻗은 월포대교가 나온다. 월포대교→불로치 터널→ 안천면 13번 국도→용담댐→정천면(망향의 동산)→월평천→운산리로 이어지는 봄 향기 가득한 61㎞의 드라이브 순환코스이다.

 용담 호반도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많다.

 시속 20-30km 거북이 운전에도 재촉하는 이 없는 여유로움은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제격이며, 또 여느 관광지와 달리 수질보호를 위해 음식, 숙박 등 유흥업소가 드물어 자연 그대로를 만날 수 있어 좋다. 한눈에 드러나는 호수와 달리 굽이굽이 산줄기 따라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코스 사이사이에 높고 길게 뻗은 다리에서 보는 산과 호수는 용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코스 곳곳에 실향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만든 망향의 동산이 상전, 안천, 용담, 정천 4곳에 있다. 그중 어느 곳에 올라도 넓게 펼쳐진 푸른 호수와 산세를 감상할 수 있어 드라이브 중 2층 팔각정을 만나면 모두 올라가 보라.

 본댐에 있는 기념광장은 용담호를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명소 중 하나다. 특히 광장에 있는 물홍보관은 물과 사람과의 여러 관계를 구성 전시하여 어린 자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호반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진안만의 별미와 영화 속에서 만나본 듯한 팬션을 만날 수 있다. 맛집으로는, 정천에 정천가든 메밀묵밥, 상전 불로치 고개 용쏘나루터의 붕어찜과 부뚜막의 어죽, 댐아래 용담 흥성옥의 돼지국밥 등을 권하고 싶다.

 월포리 호수 주변은 드라마 ‘이 죽일놈의 사람’의 배경이 되었고 비와 신민아가 묵었던 ‘하늘과 호수사이 펜션’과 정천면 장승마을의 용담모텔은 영화 ‘주홍글씨’의 한석규와 이은주가 묵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완주 동상호 호안도로 

 완주군 송광사에서 대아저수지 전망대까지 이르는 드라이브 코스는 새봄을 맞아 계절의 향기를 느끼고, 오랜만에 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느끼고 싶은 도시민들에게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20km에 가까운 이 코스만큼 자연의 경관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데다 접근성도 용이한 곳도 없다. 특히 이 코스는 아무 방향으로 자동차 핸들을 틀어도 여타 드라이브 코스 못지 않은 만족을 느낄 수 있어 ‘골라잡아 가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전주에서 2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소양 마수교에서 소양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송광사, 오스갤러리, 위봉산성, 위봉사, 위봉폭포가 일행을 맞이한다. 송광사에는 국내 최대라고 하는 거대한 소조삼불좌상(보물 제1274호)가 있고, 터널을 이룬 벚꽃은 개화기 때면 장관을 이룬다. 은은한 차 맛의 향기를 음미하며, 새 봄을 느껴보고 싶다면 오스갤러리를 들려보는 것도 괜찮다.

 보물 608호인 보광명전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69호인 요사채와 삼성각이 있는 위봉사, 위봉산성, 완산8경의 하나로 꼽히는 위봉폭포는 이 드라이브 코스가 선사해주는 귀중한 보너스다.

 위봉산성에서 동상 음수교까지의 7.4km를 달리다보면, 이제 막 피어난 봄꽃의 향기 속에 맑고 푸르름이 가득한 동상저수지의 물이 눈에 들어온다. 음수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동상저수지를 옆에 끼고 가면, 동상 운장산계곡에 다다른다.

 반면 왼쪽으로 가면 웅장한 산세 속에 자리잡은 대아저수지가 반갑게 맞이한다. 음수교에서 대아저수지 전망대까지 5km 가까운 코스는 계절에 상관없이 도로 굴곡에 따라 색다른 장관을 연출해내는 대아저수지의 경이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까지 가는 도중 우암교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리면, 봄을 맞아 조만간 다양한 색의 향연을 펼칠 대아수목원과 숲의 참 맛을 느껴보기에 충분한 은천계곡도 나들이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로움과 자연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송광사 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임실 옥정호 순환도로

 운남면 소재지에서 두런터 마을을 지나 5∼6개 마을을 순회하며 막은댐 마을까지 11㎞ 구간의 옥정호 순환도로.

 각종 기암절벽과 깨끗한 물, 전북 최대 규모의 내륙호수인 옥정호를 굽이굽이 감싸며 뻗어 있는 순환도로는 최근 드라이버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해발 480m의 국사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외얏날은 외형이 금붕어를 닮아서 붕어섬이라 불린다. 아름다운 내륙호수의 섬으로 옥정호의 절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런 연유로 최근 옥정호 순환도로를 찾는 인파가 늘고 있다.

 순환도로 11㎞ 구간에 걸쳐 산벚꽃나무를 식재해 다음달 중순에는 벚꽃이 만발하는 도로로 변하는 것은 물론 오는 5월에는 도로변에 심은 넝쿨장미가 만개를 대기하고 있어 머지않아 장미꽃길로 변신할 옥정호 순환도로가 벌써 눈앞에 선하다.

 여름철 옥정호 순환도로는 물안개와 호수 주변의 숲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을에는 각종 활엽수들로 가득 찬 봉우리마다 온 산을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겨울에는 겨울철 별미 빙어가 운암을 찾는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4계절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지난해에는 건설교통부가 우리 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각계 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예술성과 미관성, 친근성 등을 평가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는 등 임실군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완주=배청수기자 csbae@domin.co.kr

 진안=권동원기자 kwondw@domin.co.kr

 임실=박영기기자 yk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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