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보내기가 겁이 나는 사회
학교 보내기가 겁이 나는 사회
  • 한기택
  • 승인 2007.03.28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레이크 없는 학교 폭력 여고생들’ ‘신학기 학교폭력 ‘빨간불’…집단 폭행 잇따라’라는 신문 기사의 제목이 나타내듯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과 경각심을 제고하는 뜻에서 언론기사를 살펴보면 ▷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7명이 동급 여학생을 무려 4시간 동안 폭행했다. ▷ 담뱃불로 손등과 허벅지, 종아리 등을 닥치는 대로 지져댔다. ▷ 자신들의 구타장면과 치맛 속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은 뒤 신고하면 인터넷에 유포해 버리겠다며 협박했다. ▷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같은 학교 애들이 괴롭힌다’는 메모를 남기고 가출했다. ▷ 막가는 10대들… 술 마시고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 했다.

 참으로 무섭고 겁이 나고 충격적인 일들이 우리 아이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통계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첫째로 초등학생의 17.8%, 중학생의 16.8%, 고등학생의 8%가 학교폭력을 경험했으며, 초등학생 15.8%, 중학생 17.1%, 고등학생 21.4%가 ‘학교에 가기가 무섭고 겁이 난다’고 응답했다.(‘겁이 난다’의 통계에는 학교폭력 이외의 원인도 약간 포함되었을 것으로 추정됨)

 둘째로 ‘최근 3년 간 이유 없이 친구를 그냥 때린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도 초등학생 8%, 중학생 10.6%, 고등학생 10.3%로 나타났으며, 가해자가 복수인 경우가 54.9%로 단독인 경우 45.1%보다 많아 주로 집단 폭력이 자행되었다.

 셋째로 학교폭력 장소로는 교실 26.8%, 복도 및 화장실 15.1%, 운동장 11.6% 등 폭력 행위의 53.5%가 교내에서 발생했으며, 폭력의 유형으로는 따돌림과 괴롭힘이 39.6%로 가장 많았고, 언어폭력 30.8%, 신체적 폭력도 10.5%나 됐다.

 넷째로 폭력에 가담한 여학생의 비율은 1999년 2.2%에서 2006년 10.7%로 5배로 늘어나 같은 기간 4.7%에서 14.8%로 증가한 남학생보다 증가율이 높았다.

 다섯째로 폭력을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기는 학생이 45.9%이고, 학교폭력 피해자의 71%가 ‘나 홀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제 학교폭력 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위험 수위를 넘어서 심각한 학교문제, 가정문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학교폭력의 안전지대는 없다’고 할 정도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청소년 폭력이 이처럼 심각해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학교와 사회적 요인으로는 입시위주의 교육제도,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문화시설 및 여가활동 부족, 학교주변을 비롯하여 사회 도처에 있는 유해시설, 사회에 만연한 폭력문화, 물질만능주의, 향락주의적 사회분위기, 기성세대의 도덕적 타락 등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핵가족 시대를 맞아 한 가정에 자녀수가 1?2명으로 집에서 공주와 왕자처럼 자라고 있으며,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등 스승 존경 풍토가 사라지고 있는데도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학생들의 인성교육 미흡과 유해환경에 심각한 노출이 큰 문제이다.

 학교폭력은 사후지도보다는 예방교육이 더 중요하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교 폭력을 50% 줄였다는 보고가 있다.

 연간 6천여 건이 넘어서 이미 위험수위인 학교폭력을 지금과 같은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을 실효성 있게 개정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내 인권과 함께 다른 사람의 인권도 귀중하다는 것과 폭력행사는 범죄라는 것을 심도 있게 가르쳐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학생 개인을 포함하여 학교, 가정, 지역사회, 교육행정기관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협력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끈기 있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한다.

<좋은교육운동본부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