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가 사막이 될 수는 없다
우리의 미래가 사막이 될 수는 없다
  • 김복현
  • 승인 2007.03.30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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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군산 백리길 도로의 벚꽃 나무에 꽃망울이 터지고 들과 산에 피어나는 꽃들을 보니 봄 향기가 무루 익어가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누군가 말했듯이 꽃은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봄을 부른다고 했듯이 봄은 벌써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이다. 우수, 경칩, 춘분이 지나면 당연히 봄은 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봄과 함께 하는 꽃을 기다리는 것은 세월의 수레바퀴를 의식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올해에는 국가의 큰 대사(大事)가 있는 해로서 어느 해보다도 중요한 해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與野(여야) 가릴 것 없이 향방을 가늠할 수 없지만 여야(與野)의 대선 예비 후보자들은 국민에게 수많은 공약을 내걸 것이고 국민들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하는 경제문제, 그리고 해결책이 모호한 교육정책문제, 여성정책에 관한 문제, 시끌벅적한 부동산 문제, 민족의 숙원인 통일문제 등등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하여 국민 앞에 나름대로의 포부를 제시하고 있는 현란한 현실이다.

 하지만 21세기글로벌 시대에 살아 남기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문화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대선 예비 후보도 공약이나 비전 제시를 망설이고 있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모두가 한결같이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을 제시하는 말을 하지만 당리당략(黨利黨略)에 우선하는 말과 표를 의식하는 달콤한 말들만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삼사십년 전 식량문제 해결을 못했던 시절에는 배고파서 못살겠다는 말과 함께 먹는 문제 해결하는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원했다.

 그래서 먹는 문제 해결책인 농업문제에 대한 정책제시가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했다.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모든 것이 해결된 줄 알았던 농경문화 시대와 함께 세상은 또 다른 시대를 맞이한다. 선진국들의 모습, 산업화시대이다.

산업화에 눈을 뜬 우리는 한 풀이라도 하듯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십년 만에 세계가 놀라는 공산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놓았다.

 우리는 산업화시대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조선업, 철강업, 자동차산업, 가전제품, 해외건설업, 반도체산업을 자랑스럽게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시기에는 하나에서 열까지 기업인과 함께 국부(國富)에 전념하는 지도자가 필요했다. 그리고 자유와 민주를 갈망했던 우리는 보란 듯이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하면서 이에 걸 맞는 지도자를 선택하기도 했다. 더불어 문제를 쉽게 풀어낼 수 없는 꼬이고 꼬인 교육문제와 민족의 숙원인 통일한국을 만들어 낼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갈망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농업문제, 산업화 문제, 경제부국, 통일 문제와 함께 삶의 바탕이 되는 문화정책에 대한 비전제시가 절실한 시대라고 본다. 문화라는 것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남에게 행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뜻에서 국가정책 중 문화정책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는 나라의 부를 창출하는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이 되는 마술방망이와 같다. 그래서 선진 국가들은 문화정책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문화는 산업화의 필수조건인 제조업과 달리 많은 노동력도 필요하지 않고, 공해도 없는 국가 브랜드의 품격을 올려주는 대표적인 산업 중 산업이다.

 오늘날 선진국들이 다투어 문화산업을 진흥시키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 뒤로 밀리고 있어 아쉽기 그지없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 길도 일류국가가 되는 길도 문화의식이 선진화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하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가의 문화정책은 다른 어떠한 정책보다도 상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으나 현실은 뒷전에 밀려있는 실정이라 각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문화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없으면 국가의 미래는 사막처럼 암울할 뿐이기에 하는 말이다. 왜 우리에게는 문화를 이해하는 정치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답답한 마음뿐이다. 올해의 대선후보자들 중 문화의식이 뛰어나고 지혜가 넘치는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소박한 생각을 해보면서….

<익산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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