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FTA인가
누구를 위한 FTA인가
  • 김영기
  • 승인 2007.04.03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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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한미FTA가 타결되었다. 대체 어느 나라의 정부가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국민적 중대사를 이렇게 최소한의 국민적 합의와 동의의 절차도 없이 졸속으로 타결 지을 수 있단 말인가?

  국민들과 수많은 학자들의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부처와의 협의도 없이 청와대와 소수의 친미 통상관료들에 의해 협상을 타결한 노무현 참여정부의 정체성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참여정부란 모토가 의심스럽다. 참여차단정부나 독선의 정부로 불러야 맞다.

 한미 FTA는 어느 날 갑자기 노대통령의 지시로 협상이 시작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온 일이라고 주장했으나 전 청와대정책수석도 알지 못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정치일정과 요구에 따라 느닷없이 우리에게 다가온 일이다.

 우리가 협정을 체결하는데 있어 미국정부와 의회일정에 따라 협상시기가 춤을 추고 사전 준비도 전혀 없이 협상에 응함으로써 줄 것은 거의 다주고 얻은 것이 없어 정부의 협상타결발표조차도 옹색하기 그지없다. 졸속적이며 굴욕적인 한미 FTA를 급하게 체결한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이번 한미 FTA는 정치·군사적 주권도 모자라 이제 경제문화주권까지 미국에 헌납한 것과 다름이 없다. 협정이행을 위해 국내법을 200여개 이상 뜯어 고쳐야만 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한국경제와 문화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사회양극화를 극도로 심화시킬 이번 협정의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특히 농도인 전북지역의 피해는 타지역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농업이 전북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비례하여 피해도 즉각 나타날 것이다. 이미 칠레와의 협정으로 파탄나며 그나마 남아있는 축산 농가를 비롯한 농업기반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었다. 한미 FTA의 충격은 가히 핵폭탄급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책이 어느 것 하나 준비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협정 타결이 되자마자 정부는 피해대책을 내놓으며 농촌에 막대한 예산 투여계획을 발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일찍이 UR과 WTO 과정에서 농촌에 수 십 조원을 퍼부었지만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간 혜택은 거의 없다. 농로 포장 등 토목 사업에 대부분의 돈이 쓰였다. 한마디로 장기적인 농업회생정책이 아니라 농업말살 연착륙정책으로 눈앞의 위기를 대충 돈으로 때우려 한 정책들이었다. 도리어 농민들이 정부정책 덕분에(?) 빚더미에 나앉게 되었다.

 국가의 경제문화 주권을 청와대와 통상관료들의 밀실협상으로 내준 것은 두고두고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번 협정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서비스 시장을 포괄주의(유보안 외의 모든 것 개방)로 역진불가능 방식으로 개방하였으며 지적재산권에까지 비위반제소를 인정하고 헌법과도 상충되는 투자자국가소송제를 합의해줬다. 자국의 위생검역을 바꾸면서까지 광우병 우려 쇠고기 검역기준을 미국요구에 맞게 바꾸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전 협상분야에 상설위원회를 두어 협의를 빙자한 개방압력을 수용하기로 했다. 정부의 퍼주기식 협상의 결과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설마하는 심정으로 정부에 일말의 기대를 해왔다. 맹목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을 일거에 뒤바꿀 수 있는 결단을 기대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순진하였는지는 미국입장에 따라 춤춘 협상시한 연장을 보면서 확연해졌다.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헛된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정부는 협정 추진 자체를 국민 50%가 반대하고 더욱이 미국시한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80%에 이름에도 미국협상단의 협상전술대로 농락당하며 협상을 타결하였다.

 이제 길은 하나다. 협정에 찬성한 의원들과 정당에 대해 전국민적인 힘으로 심판하는 일이다. 수구세력의 아성인 한나라당은 일관되게 한미 FTA를 지지해왔다. FTA협정에 대한 입장은 일찍이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한대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일부의원과 한나라당과의 정책공조에 의한 대연정으로 성사되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대체 누구의 지지를 바탕으로 탄생하고 운영된 정권인가? 노무현 정부는 한마디로 너무 오만해졌다. 자신들에 대한 끝없는 지지추락에도 불구하고 탄핵국면처럼 또 한번의 정치쇼로 만회가 가능하다는 성공 신화에 목을 매달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는 노무현 정부와 국민배신 열린우리당에게 이제는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일만 남았다. FTA에 의한 한나라당과의 정책 대연정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의 의원들은 즉각 탈당해야 한다. 그리고 반FTA를 매개로 예고된 재앙을 막는 비준반대 투쟁에 국민들과 함께 반정부,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라북도 지사도 즉각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전북도의 피해를 막는데 앞장서야 한다. 전북도민들과 함께 노무현 참여정부의 규탄과 국회비준 반대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고 투쟁에 나서야할 때이다.

 한미 FTA협상은 끝난 것이 아니다. 협상 비준을 막는 것이 전북도를 살리는 것이며 국가의 운명을 벼랑 끝에서 구하는 길이다.

<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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