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열정과 용기, 그리고 행동!
준비된 열정과 용기, 그리고 행동!
  • 안완기
  • 승인 2007.04.0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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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5월이 훨씬 잔인한 달이었건만,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해서인지 국론을 분열시키는 또 다른 염려와 혼돈이 4월의 한국을 휘 감돌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2일 타결되면서 한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전반이 새로운 불확실성의 수렁에서 요동치고 있다. 특히, 농도(農道)인 우리 전북은 한미FTA협정이 가져올 향후 미래상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신만만한 해답을 그 어느 지역보다도 정교하고 치밀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기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미국 농?축산물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성과 가격 경쟁력을 우리 농가가 감당할 수 있는 지원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지혜의 수렴이 절대 필요한 상태이다.

물론 아직은 국회비준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또한, 중앙정부차원에서 관련 농산물의 가격이 떨어지거나 폐업 및 사업전환 등에 대비해 소득을 보전해주는 소득보전직불 실시, 폐업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및 전직지원장려금 지급 등 제반 대책을 강구한다하니 일면 다행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FTA 타결에 대해 정권퇴진 운동까지 거론하며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기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애정 관계에 의해 아기를 갖고선 향후 출산할 아기에 대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미숙한 청춘남녀들의 모습과도 견줄 수 있다. 건강한 남녀가 관계를 갖게 되면 아기를 갖게 되는 것처럼 한미 FTA 1차 협상에서 8차에 이르는 400여일 동안의 전 과정을 놓고 본다면, 이번의 한미 FTA 타결이라는 출산은 이미 1차 협상에서 예견된 것이었다. 지금과 같은 격렬한 반대든, 기쁨에 흠뻑 취한 찬성이든 이미 그 때 1차 관계를 통해서 준비하고 대비했어야 할 사안이다.

한미 FTA를 미국에 대해 먼저 제기한 참여정부 차원에서는 미국을 협상 대상자로 한 협정 타결에 앞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충분한 사전 협의를 진행시켰어야만 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도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드높이고자 하는 통찰력이 있었다면, 이를 국민과 공유하는 기쁨으로 전환시켜야만 했다. 수많은 경제 전문가를 통해 보다 냉철한 손익분석을 시도하며, 이를 다시 국민의 합의로 이끌어내는 절차적 뿌듯함으로 승화시켰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으며, 이로 인해 한미 FTA협정에 대한 열정은 강했으나 더불어 공유하는 준비된 열정이 부족하였다는 질타를 받기에 충분하게 되었다.

현실은 현실로 이 겨울스런 춥기만 한 4월의 봄 하늘 아래서 한미 FTA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 소리와 한미 FTA는 한국의 경쟁력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 차원에서 이뤄진 협상이라는 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반대하는 분들에게 찬성을 보이는 분들, 찬성을 보이는 분들에게 반대를 보이는 분들이 동시에 이 하늘 아래 있다는 게 참으로 민주적으로 보이는 또 다른 현실이다. 참으로 대단한 열정과 용기들이 혼재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이제 “FTA는 이념의 문제가 아닌 먹고사는 문제”라는 대통령님의 산법에 대해 격렬한 반대와 적극적 찬성을 보이시는 분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반대와 찬성인가에 대해 보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원칙과 해답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한국을 이끌어가야 할 지도자들의 양분된 열정과 행동은 결국 국론 분열과 정신적?경제적 제분야에서의 국가 자원을 탕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원칙은 더불어 잘 살고자 준비된, 올바른 열정과 이를 실행하는 용기 속에서 꽃 피워지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텐데. 나만의 생각일까?

(전북발전연구원 기획·조정팀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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