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의 고민
지역언론의 고민
  • 김태중
  • 승인 2007.04.06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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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의 1면은 신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 1면을 보면 수많은 사건들을 바라보는 언론의 관점과 스탠스를 볼 수 있다. 신문이 세상을 어떤 눈으로 해석하는가 하는 일면을 엿볼 수 있다.

 과거 일부 신문들이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또는 비판적인 기사를 전면에 배치해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지면에 특정한 의도, 자사만의 가치판단을 담아낸 것이다. 왜곡된 관점에서 언론이 기사를 재단한 것을 사례로 들었으나 신문 1면을 보면 언론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가를 알 수 있다.

 최근의 신문의 흐름은 단순한 뉴스의 가치평가를 넘어서 독자의 시선을 어떻게 붙들 수 있는 가를 고민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그날 발생한 사건의 뉴스가치(중요성)를 평가해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매력있는 기사를 1면에 전진 배치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지역언론도 무엇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 것인가를 놓고 매일 고민한다. 도민의 관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 독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다. 과거 관급기사를 전달하는 듯한 행태에서 벗어나 주민생활과 밀착된 독자마인드의 기사를 전진배치하고 있다.

 문제는 도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사와 독자가 관심을 갖는 기사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데 고민이 있다. 지역신문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현안에 대한 의제설정을 하다 보면 독자가 원하는 가치지향점과 신문의 인식간의 간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새만금사업, 김제공항 건설, 방폐장 등등 지역현안사업이다. 언론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사업들이 전북의 주요현안이다. 지역언론으로선 낙후된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사업으로 도민들의 관심과 의지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언론이 현안들을 1면의 중요한 뉴스로 접근하는데, 한편으로는 독자의 시각에서는 관련 기사들이 그동안 수차례 보도된 사안인데다 대표적인 행정기사로 지겹다는 평도있다. 또 일부에서는 왜 개발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느냐면서 편파보도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또 다른 고민은 지역이 낙후되었다보니 정부의 각종 사업에서 소외되면 지역언론으로선 균형발전 측면에서 ‘낙후와 홀대’라는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시 지역주의가 아닌 진정한 지역중심의 보도를 위해 노력하더라도 이것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지역주의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은 전북낙후와 차별이란 뉴스를 1면에 배치할땐 고민을 하게된다. 더이상 전북의 ‘낙후와 홀대’란 뉴스를 보도하고 싶지 않는 것이 전북지역언론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북은 낙후된 것이 현실이며, 지역언론은 이를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지역발전이란 명제가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낙후와 홀대가 누구로부터 나왔는가. 우리는 그동안 정권과 정부를 비판해왔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전북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전북을 방문해 지역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치권력의 대전환기를 맞아 전북의 자존과 목소리를 찾았으면 한다.

<본보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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