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의 정성과 같은 인성교육을
암탉의 정성과 같은 인성교육을
  • 박규선
  • 승인 2007.04.10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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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듣는 얘기지만, 앉으나 서나 낮이나 밤이나 오직 간절하게 마음을 쏟아 원한다면 그 마음이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마침내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은 습관이 되며 그렇게 형성된 습관은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다고 한다. 사람의 운명이란 바로 ‘습관의 결정체(結晶體)’일 뿐이라는 얘기다.

 나는 이와 같은 이유로 인성교육은 생활지도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통해 제자들에게 생활지도만큼은 모범적으로 하려고 애써왔다. 아울러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하며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곤 했다.

 우리는 아이들 눈의 무서움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들이 아직 미성숙해서 아무 말도 안하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는 우리를 무자비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위해 백화점 식으로 잡다한 사업을 다 전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한 가지도 충실해질 수 없다. 차라리 학교여건과 아동실태에 맞는 소수의 사업을 선정해서 정밀한 실태분석을 거친 후에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생활지도는 근본적으로 태도와 가치관의 교육이다. 인간의 태도와 가치관은 일회성 지도로 근원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 고질적인 습관을 교정하는데 최소한 6개월 내지 1년은 걸린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변화를 수용하는 범위 또한 매우 좁다. 따라서 학생들의 생활습관 중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몇 가지를 선정해서 가급적 small step으로 전교직원이 다함께 모범을 보이면서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어느 한 측면에서 받은 감동이나 감화 또는 형성된 태도나 내면화는 결국 인간의 전 생활 장면에 고르게 영향을 미치는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고 본다. 무리하게 모든 생활 장면을 다 지도하려는 과욕이 불필요함을 거듭 강조하며, 평소 내가 생각해온 생활지도의 비결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생활지도 역시 가장 큰 비결이랄까 재산은 반짝이는 눈동자로 환하게 미소 짓는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상대에 대한 수용과 배려의 마음가짐이 얼굴에 표출되었을 때의 모습이며, 아울러 상담심리학에서 말하는 래포가 형성되었을 때의 표정이기도 하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밝게 웃으면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

 둘째, 칭찬과 격려의 힘을 제대로 인식해야 하겠다. 교육이란 자율과 신뢰의 토양에서 사랑과 희망의 자양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쥐어짠다고 잘하는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칭찬과 격려에 의해 분발하고 신바람을 내는 동물이기에 생활지도에는 보다 즐겁고 차원 높은 동기부여가 필요한 것이다.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는 칭찬은 우리 학생들을 키우는 자양분이다.

 셋째, 교육자로서의 가치관과 인생관을 투철하게 확립해야 한다. 가치관과 인생관에 따라 내 직무 태도는 달라진다. 어느 직장인이든 가정에서 우선 행복을 찾아야 함은 두말할 것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듯 내 관리를 우선하고 남을 보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 행복을 추구할 곳이 역시 직장이다. 교원이 보람과 행복을 찾아야 할 곳은 학교이다. 직장이 즐겁지 않다면 학력신장은 물론 인성교육도 어렵다. 매사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달걀은 아직 닭이 아니다. 달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마치 원석이 재련되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달걀로는 삼계탕을 해먹을 수 없다. 고작해야 계란찜 밖에는 못해 먹는다. 달걀을 부화시키고, 개나 족제비로부터 지키고 모이주고 물주고 정성스럽게 길러야만 닭으로 만들 수 있고 그때서야 비로소 삼계탕도 가능하고 백숙도 가능하다.

 우리는 소명의식을 지니고 아직 어린 학생들을 미래의 인재로 자라나도록 부화의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 그 달걀이 어미 닭이 될 때까지 열정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인성과 창의성을 활짝 꽃 피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조력하며 우리 다함께 보람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전북교육위원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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