π 이야기
π 이야기
  • 김인수
  • 승인 2007.04.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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π(파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며 널리 사용되는 수이다. 그러나 친숙하면서도 π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π에 관해 말해보라는 질문에 ‘3.14’ 라거나 ‘약 3.14’ 라는 대답 혹은 ‘원의 둘레의 길이나 넓이를 구하는 공식 ι= 2πr, S =πr² 에 나온다’라고 설명한다.

 오늘은 원주율 π는 어떻게 정의 되었으며, π의 근사값은 어떻게 구하였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π는 원의 둘레(원주)의 지름에 대한 비율인 원주율을 말한다. 모든 원은 닮은 도형이므로, 원의 둘레의 길이는 그 지름에 비례한다. 그 비례상수, 즉 π를 원주율이라고 한다. 원 O의 둘레의 길이를 ι, 원 O 의 둘레의 길이를 ι이라고 할 때 고대에는 이 원주율의 값을 대체로 3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구약성경의 열왕기상 27장 23절과 역대하 제 4장 2절을 보면 ‘그 직경(지름)이 십 규빗 이요. 그 모양이 둥글고... 주위는(원둘레) 삼십 규빗 줄을 두를 만하여’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은 지름이 10인 원의 둘레가 지름의 3배인 30 이라는 것으로 원주율을 3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탈무드에도 ‘원둘레가 손 너비 셋이면, 지름은 손 너비 하나’라고 쓰여 있는 데서 원주율의 고대의 추정치는 3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던 중 원주율의 근사값을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가지 정확하게 구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기원전 3 세기의 유명한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287-212 BC)다. 원주율을 구하기 위해서는 원의 둘레의 길이를 정확히 구하기만 하면 되는데, 문제는 원은 곡선으로 정확한 길이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아르키메데스는 원에 내접, 외접하는 정다각형을 이용하여 원의 둘레의 길이는 내접하는 정다각형의 둘레의 길이보다는 크고 외접하는 정다각형의 둘레의 길이 보다는 작다는 사실에 착안하였다. 즉, ‘내접정다각형의 둘레의 길이 < 원의 둘레의 길이 < 외접정다각형의 둘레의 길이’이다.

 이것을 작도하기 위하여 먼저 원에 내접하는 정 6각형과 외접하는 정6각형을 그리고, 이 그림에서부터 변의 개수를 두 배씩 늘려서 원에 내접, 외접하는 정 12각형, 정 24각형, 정 48각형을 그리고, 마침내 정 96각형을 그려보면 원의 둘레의 길이가 내접하는 정 96각형의 둘레의 길이보다는 크고 외접하는 정 96각형의 둘레의 길이보다는 작다는 사실로부터 3.140845... <원주율< 3.142857...을 얻어냈다. 이것은 원주율을 3.14, 즉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까지 정확히 구해낸 것이고, 원둘레는 원의 지름의 약 3.14배라는 것이다.

 고대의 계산술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계산한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다각형법이라고 하는 아르키메데스의 이 방법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원주율의 값을 계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다각형의 변의 개수를 2배씩 계속 늘려 갈수록 점점 더 정확한 원주율의 값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16세기 독일의 수학자 루돌프(Ludolph van Ceulen, 1540-1610)는 원둘레를 계속 2등분하여 결국 원에 내접, 외접하는 정 원주율을 3.14152653979323846264338327950288 과 같이 소수점 아래 35자리까지 계산하였다. 원에 내접, 외접하는 정다각형을 이용하여 원주율을 이만큼 실제로 계산하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루돌프는 원주율을 소수점 아래 35 자리까지 계산하는데 그의 일생을 바쳤고, 죽을 때에도 자신이 계산한 원주율의 값을 묘비에 새겨 달라고 유언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소수점 아래를 계속 구해 나가도 완전히 정확한 원주율의 값은 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원주율의 값은 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 즉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순환하지도 않고 소수점 아래 끊임없이 계속되는 수, 그러면서도 일정한 수 3.14152653979323846264338... 을 π로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위대한 수학자 오일러 (Euler, 1707-1783)에 의해서이다.

 오일러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ρτψετετα’의 첫 자를 따서 원주율을 π로 나타내었는데, 이 표기가 점점 보편화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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