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와 전북의 대응전략
한미FTA와 전북의 대응전략
  • 채수찬
  • 승인 2007.04.17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FTA가 전북의 새벽을 깨우고 있다. ‘제3의 개국’이라는 역사적 실험대 앞에 전북은 어떻게 FTA의 파고를 넘을 것인가. 이제 전북의 100년을 책임질 산업들에 투자해서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때다.

또 한번 낙오의 길을 걸을 것인가

 한미FTA는 위협요소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기회요인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잘 활용한다면 전북은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한다면 현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또 한번 경제적 낙오의 길을 걸을 것이다.

 한미FTA에 대한 대응방안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경쟁력 강화’이고 다른 하나는 피해 산업에 대한 보상이다. 무엇보다도 FTA속에서 전북의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농업 등 피해산업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런데 요즘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경쟁력 강화 부분에 대한 대책은 없고, 농업피해에 대한 목소리만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북발전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경쟁력 있는 산업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농업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현실을 냉철히 보고, 실익(實益)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픽업트럭 전주공장 유치 필수

 필자는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자동차 분야에서 픽업트럭 부분은 꼭 챙겨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해 왔다. 한미 간 타결된 내용을 보면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트럭 관세가 5년 뒤 기존 25%에서 12.5%까지 떨어지고, 10년 뒤 관세가 없어지게 된다. 일본은 현재25%라는 고율 관세를 물면서도 미국 트럭 시장의 15%를 잠식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한미FTA로 생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10%의 시장점유는 가능할 것이다.

 벌써부터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픽업트럭 생산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픽업트럭 생산의 적지다. 울산이 승용차를 생산해 왔고, 전주는 상용차를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5만5천대를 생산하는데 5천명이 근무하고 있다. 미국 트럭 시장 규모가 3백50만대인데 이중 우리나라가 10%를 점유한다면 연간 3만5천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픽업트럭 공장을 유치한다면 전북은 한미FTA의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이다.

군산항 대규모 투자 이끌어 내야

 한미FTA 대책으로 전북이 꼭 챙겨야 할 것은 사회기반시설이다.

전북이 자동차 수출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항만과 철도시설을 잘 갖추어야 한다. 현재 군산항의 경우 부산, 광양, 평택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시장과 가장 가까이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바로 투자가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전북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군산항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남북 경제협력이 진전되면 러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자동차를 송천역에서 원산항까지 싣고 나를 수 있는 철도시설도 마련돼야 한다.

개화기, 산업화시대, 그리고 한미FTA.

 다시 한번 시대적 변화 앞에 전북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농업분야 피해에 대한 보상은 당연히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전북의 유망 산업에 투자해서 경쟁력을 제고(提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전북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