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요, 사랑나눔
함께해요, 사랑나눔
  • 이인철
  • 승인 2007.04.2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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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내가 교회에서 저금통하나를 가져왔다.


 북한에서 굶주리고 있는 어린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주먹만 한 저금통이라 얼마 모일 것 같지 않지만 이 저금통하나가 가득차면 5~6명 가족이 한 달을 살수 있다는 목사님의 설명에 아내는 한 푼이라도 더 넣기 위해 들어가지도 않는 천 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접어 우겨 넣는다.


 아내의 이런 모습을 보늬라니 옛 초등학교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50년 대 시골학교 인지라 이른바 보릿고개라 불리는 춘궁기에는 한 학급 절반이상 학생들이 도시락을 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면 살며시 자리를 빠져나가 운동장 한켠에 있는 식수대로 달려가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나마 아침, 저녁도 간간히 쌀 한 톨이 눈에 띄는 콩나물밥이나 무우밥, 시래기밥은 진수성찬이고 수제비나 풀떼기, 비짓국이 나와도 그래도 먹을 수 있다는 자체가 고맙기만 했다.


 요즘 아이들보고 이런 말을 해봐야 고리타분한 얘기라고 오히려 핀잔받기일쑤다.


 그러나 지금 지구촌에서는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지구상에서 10살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A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도 3분에 1명꼴이다.


 이 같은 기아인구는 세계인구 65억 가운데 7분의1에 이르는 8억 5천만 명으로 이들은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를 겪고 있다.


 북한의 경우에도 2천300만 인구의 다수가 단백질과 비타민, 지방 그리고 미량 영양소의만성적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유니세프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 아동의 영양실태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를 한 결과 15살 아동의 37%가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유모의 30%가 영양실조로 빈혈 증세를 보여 아이들에게 충분한 젖을 줄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오늘날에도 지구촌에서는 기아대책이 펼치고 있는 이 조그마한 저금통 같은 사랑 나눔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주위에는 이러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쌀을 퍼가도 줄지 않는 사랑의 쌀뒤주가 각동사무소마다 늘어가고 있다.


 조선시대 낙안군수가 세운 이른바 운조루 뒤주다.


 끼니를 잇기 어려운 이웃들이 언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쌀을 담아가도록 배려한 것이다.


 얼마 전 남원에 사는 92살의 박순금 할머니는 자신의 오래된 교회의 지붕을 고치는데 써달라며 50만원을 목사님에게 맡겼다. 정부에서 분기별로 3만원씩 지급하는 노령교통수당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년여 동안 꼬박 모은 돈이다.


 하지만 요즘 가진 자들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 자기 가족들끼리만 대를 이어 부를 누리기 위해 거액의 세금을 포탈해가면서 변칙적인 상속을 일삼고 있다.


 또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졌으면서도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해 형제간끼리 법정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의 삶은 다르다. 인도 민족운동의 지도자이며 인도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가 죽으면서 남기고 간 것은 오직 샌들 한 켤레와 옷 한벌, 지팡이 하나, 방적기하나, 안경과 기도서 한권뿐이었다.


 공자는 마지막을 몇 명 제자에 의존해 살았으며 베토벤과 바흐, 반고흐도 검소한 삶을 살아온 위인들이다.


 ‘빈자의 성녀’로 추앙받아온 머더 테레사는 가난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 아니라 당신과 내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가난은 함께 나누지 않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나눔의 미덕,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 아닐까,


<익산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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