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만 걱정할 일인가
한미FTA만 걱정할 일인가
  • 이보원
  • 승인 2007.04.29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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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태산이다.

한미FTA협상 타결이 엊그젠데 벌써 한EU FTA협상, 한중 FTA협상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어떤 협상이 됐던지 간에 농도 전북에는 득 될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FTA협상으로 무역장벽이 철폐되면서 교역량이 증가해 우리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지만 농업분야에는 그렇질 못하기 때문이다.

 양은냄비 끓듯하던 한미 FTA협상 타결문제도 언제그랬느냐는 듯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적미적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미FTA협상 타결 직후만 해도 뭔가 금방 이뤄질 것처럼 부산하던 대책마련 움직임도 잠잠해졌다.

 물론 해결책이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당장 피부에 와 닿질 않아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니 그럴법도하다.

 하지만 정확한 영문도 모른 채 도대체 한미FTA체결이 어떻다는 것이냐는 투로 농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축산과 과수, 원예 등 어느 것 하나 한미FTA 화살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한미FTA가 발효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개방파고의 파장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산 감자가 국내시장에 유통되면서 김제광활지역 시설감자 재배농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햇감자를 출하하자마자 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0만원을 호가하던 암송아지 가격은 200만원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200만원대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 같다. 설마설마하던 소값 폭락이 현실화하면서 농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듯 하다. 팔자니 아깝고 기르자니 더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서다.

 “한미FTA협상이 타결됐다는데 어떤 파장이 미치고 뭘 준비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누구하나 속시원히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대책을 어떻게 준비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FTA협상 타결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김제백구지역 포도재배 농민들의 푸념과 하소연은 우리의 FTA대책이 얼마나 안이하고 무성의한지를 질타하는 듯 하다.

 더구나 농사가 많아 한미FTA협상 타결로 전북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지만 이제는 한미FTA만이 문제가 아니다. 한 EU FTA, 한중 FTA 등 줄줄이 이어지는 무역개방 협상들이 하나같이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미FTA협상과 마찬가지로 한 EU FTA 협상도 전북에 가장 많은 불똥 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축산물과 신선과일류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산 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EU의 돼지고기와 닭고기, 신선과일들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FTA는 더 무섭다는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우리 농업에는 그야말로 쓰나미나 다름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산이 아니면 우리들의 먹을거리는 비싸서 못먹는다는 말이 회자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물며 한국과 중국간에 자유무역시대가 열리면 오죽하겠는가.

 글로벌경쟁시대, 손해도 이익도 결국에는 자기책임이겠지만 농도 전북만의 힘으로는 참으로 버거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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