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일 우석대학교 신임 총장
라종일 우석대학교 신임 총장
  • 한성천 기자
  • 승인 2007.04.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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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대학교 제10대 총장에 라종일 전 주일대사가 취임, 오는 2일 오전 11시 문화관에서 각국 주한대사 등 외부인사와 김남곤 우석학원 이사장 등 교직원 및 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는다. 이에 앞서 새로 취임하는 라종일 총장을 만나 우석대학교의 발전방향 및 향후 대학경영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註> 

 -우석대학교 제10대 총장에 취임하신 것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의 귀향하셨는데 소감은.

 ▲전주와 가까운 김제와 정읍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이자, 제 유년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대학 또한 또 다른 인연으로 인해 20여년이 넘게 떠나 있다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귀향에 대한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마음의 고향과 정신적 고향으로 되돌아 왔음을 뜻합니다. 실로 오래간만에 고향과 대학에 동시 귀향하게 되어 의미를 담아 보았습니다.

 -라 총장께서 전북과는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비록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정읍에서 보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전북은 제 근간이 깊이 스며들어 있는 곳입니다. 조부께서 정읍으로 새로운 터전을 옮기신 후, 저는 조부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습니다. 해방 후에는 부친(백봉(白峰) 라용균(羅容均) 선생·국회부의장을 지냄)을 따라 서울 명륜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전주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총장께서 향후 우석대학교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시겠습니까.

 ▲교육현장에 깊이 고착화된 인식들, 즉 좋은 대학과 좋지 않은 대학, 대학의 서열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편견이 팽배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대학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해 우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별되는 사회환경이 옳지 않다는 것을 우석대학교 학생을 통해 증명해 보일 계획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편견과 부정의를 개선하고 시정하는 것으로써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가는 일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대학의 환경을 개선하고 모범적인 운영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학, 특히 지방대학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현재 우리나라는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교육계의 현실입니다. 그중 지방대학의 어려움은 더합니다. 그 중에서 전북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대학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년내에 닥칠지도 모를 위기를 인지하고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대학의 경우 파산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지방대학의 발전은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3불 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이 문제와 대한 의견은.

 ▲학교마다 지역마다 갖고 있는 특수한 상황과 환경이 존재합니다. 대학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입장정리는 앞으로 학계와 교육계의 원로를 비롯해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수렴한 뒤 깊이 고민해 볼 계획입니다. 

 -과거 정부(대북정책) 경험을 살려 북한 대학과 교류를 추진할 생각은 없는지.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대북관련 라인에 몸을 담았다보니 북한 대학과의 교류 추진이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북한 대학과의 교류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론적으로 같은 민족, 같은 민족이 아닐지라도, 교육의 발전과 향상의 기회가 주어지고 상호 이해증진과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면 교류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학자로 출발해서 국가의 안보·외교 분야에서 겪은 경험들이 총장직을 수행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사람이 하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나 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어 위정편에 보면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성어가 있습니다. 군자는 한 곳에만 쓰이는 한정된 그릇이 되어서는 아니된다는 뜻입니다. 훌륭한 학자는 세상사를 잘 처리할 수 있어야하고 세상사를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 또한 훌륭한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학계와 관계 그리고 정계에서 두루 활동을 해왔지만 일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는 느껴 본적은 없습니다.

 -현재 대학과 지역사회는 한 몸이란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생에 대해 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학의 독특한 특성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은 지역과 구가를 비롯해 국경을 넘는 인류차원의 역할과 위상이 있습니다. 지역의 발전을 꾀하고, 국가를 위한 인재양성, 그리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합니다. 여러 차원의 목표를 설정해야 하지만, 지역발전에 대한 기여를 최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역발전의 기여가 어려우면 국가와 인류 차원의 기여는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 우석대학교는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대학 내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가칭)지역발전연구회를 설치해 인프라 구축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과 대학연계사업 등에 대해 연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지역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지자체 등과 연계해 대외적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연구성과와 기술력 등을 아낌없이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영국대사·주일대사 시절, 국민의 권익신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소회는.

 ▲주일대사로 부임 후, 한·일간 우정이 강조되면서 가까운 관계가 형성되어가는 듯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세간의 통설을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비자면제 협정, 김포-하네다 항공 증편, 북관대첩비 반환, 한센병 환자 보상, 형사사법공조 등 의미 있는 일들을 많이 성사시킨 것이 보람이라고 여겨 집니다. 3년 동안 지켜본 일본과 일본인은 1,000년 동안 지속돼 온 양국관계의 인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상당 부문 존재 했습니다. 한일 관계의 미래에는 여러 가지 현안이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요소들이 더 많다 보입니다.

 -성심껏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총장님과 우석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종일 총장 프로필>

 - 1940년 12월 5일 부안 출생

 - 서울 중앙고·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미국 캠프리지대 정치학 박사

 -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정경대학장

 - 미국 미시간대·그리스 아테네대 연구교수

 - 헌법준비위원

 - 유네스코 인권과평화 교육에 관한 태평양지역회의 한국대표

 - 국제평화전략연구원 원장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

 - 국가정보원 특별보좌관

 - 국가정보원 해외·북한담당 제1차장

 - 국가정보원 차장

 -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

 -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사무처장

 - 주 영국대사·일본대사

 - (현)우석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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