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정 발상의 전환을
전북도정 발상의 전환을
  • 김영기
  • 승인 2007.05.0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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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라북도의 행정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선 3기의 전북도정이 새만금에 올인하며 줄 세우기와 주민갈등으로 모든 도민역량을 소진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때 타 도와 시는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역발전에 대한 의제 발굴과 선점으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꾀해 왔다. 타도에 뒤처진 것에 대한 반작용인지 민선 4기 전북도정은 너무 서두르거나 큰 그림만을 그리려다 민선 3기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번 전북발전연구원 원장 임명 과정의 해프닝을 보면 단편적이지만 시대를 거스르는 전북도의 무사 안일함과 인사시스템의 허술함을 엿볼 수 있고 스스로 자초한 예고된 상황으로 보인다.

 민선4기의 등장과 더불어 행정개혁과 새로운 전북발전의 비젼을 제시해야할 한 축인 전발연이 아직도 조직개편이 완료되지 못하고 특히 수장인 전북발전연구원 원장이 공석이 된지 벌써 반년이 되어 가고 있다. 빠르게 일정을 진행해도 6월에나 가야 원장임명이 가능할 조건에 빠져 버렸다. 이미 지난번에 소위 거물고위공직자 출신의 전북발전연구원장 영입이 추진되어 장밋빛 환상을 심는듯하다가 최종 순간에 취소되고 이번 원장은 취임 하루도 되지 않아 부적절한 과거 행태로 사퇴하는 상황을 보면서 민선 4기의 빠른 안착을 기대하는 전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도백이 새만금특별법에 올인하고 있는 동안 도정 전반이 나태함에 빠져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이것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전북도의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본인소명과 산자부 관리의 말만 믿고 이미 지역신문에 보도된 의문점에 대해 충분한 검증 없이 관례로 치부하고 원장임명을 강행했다. 최소한의 의혹에 대한 조사만 있었더라도 취임 6시간 만에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원장사퇴라는 초유의 사퇴는 막을 수 있었으며 행정에 대한 신뢰를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전북도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확실한 확인절차 없이 ‘해당사항 없음’이라며 응모도 하지 않거나 기껏 응모한 경우도 준비미비로 탈락하는 사례가 부쩍 증가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전북경제살리기는 전북도민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전북도는 기업유치를 위하여 정무기능까지 포기하며 경제부지사를 영입하였다. 하지만 방법에 있어 다양한 경로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현재 전북소재 기업들의 난관을 해결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우선적으로 만드는 사업을 같은 비중으로 열중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건전하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향토 기업에 대한 지원과 배려, 행정편의 조치에 대해 행정의 결과물을 살펴보아야한다. 기업유치에 의한 고용창출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이미 존재하는 기업의 고용유지와 확대가 더욱 지역경제의 주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 민선 1기와 2기 도정 때는 외자유치만이 낙후된 전북경제가 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강변하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며 지사가 해외 나들이에 전력했지만 참혹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 사이 숱한 전북기업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이나 중국, 동남아로 떠나거나 문을 닫아야 했다. 그리고 일자리를 잃은 수십만의 도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전북을 등졌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자명하다. 민선 4기의 기업유치는 이러한 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근래 전북에 유치된 기업들의 숫자가 많이 늘었지만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성과보다는 대부분 속빈 강정이라는 것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지역거주자와 지역 기업을 우대하고 이들이 편하게 생활하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관심영역의 뒤에서 열을 떠나보내면서 하나를 유치하고 기뻐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전북 발전의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할 전발연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원장의 자격요건을 재검토 해봐야한다. 전발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사람을 우대해야 한다. 전발연은 연구기관이지 로비기관이 아니다. 주말이면 가방을 싸 무섭게 서울로 향하고 법인카드로 서울에서 사교하며 업무의 연장이니 관계자 면담이니 하는 놀음에 더 이상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어려울수록 더디더라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아무리 자본과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어 로비스트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해도 진정 지역성을 가진 인사를 뽑아 순리대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전발연 원장은 지역을 가장 잘 알아야 하며 지역을 사랑하는 바탕에서 지역발전전략을 마련하는 수장이어야 한다.

 전발연원장을 떠나 이제 중앙정부와는 정면 승부로 나아가야 한다. 도백과 지역국회의원, 정치인들이 합심하여 앞장서고 담당공무원들의 헌신성과 전발연을 비롯한 각 대학 연구기관들의 협력체계 구축, 민관협력에 의한 의제 발굴과 지역민들의 힘찬 지지로 밑받침되어야 한다.

 전북도가 토종지역기업살리기에 앞장서고 각 대학과 자치단체들이 함께할 때 참 지역사랑과 지역발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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