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부는 있으되 효자는 없다
효부는 있으되 효자는 없다
  • 김정근
  • 승인 2007.05.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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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은 하늘 같이 높고 바다같이 넓은 어버이 은혜를 지키며 효심을 돈독히 하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날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꼭 이날만 부모에게 잘 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평소 부모나 웃어른을 공경해 타의 모범이 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경이 생활화되어 있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사도 부모의 마음을 편하고 즐겁게 한다는 데 있다. 결국 효도는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님께 좋은 선물은 역시 마음의 선물이다.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다. 부모의 지위를 존중하고 진정한 존경과 사랑으로 곁에

 있을 때 부모의 마음은 매일매일 행복으로 가득차고 즐거울 것이다. 이것이 진정 효도이며 어버이날을 맞아 해드릴 수 있는 진정한 선물인 것이다. 예로부터 큰 효자는 하늘이 내린다고 한다. 고대 중국의 성군이었던 순의 효행이 그러하다.

 순의 아버지는 아내가 죽자 재가해 둘째 아들 상을 얻었다. 순이 장성하자 부모의 사랑이 동생 상에게만 쏠리고 힘들고 거친 일은 순의 차지였다. 계모의 학대도 극에 달해 심지어 순을 죽이려고까지 했다. 그러나 순은 불평 한마디 없이 정성을 다하며 부모를 공양하고 아우를 사랑했다. 그 효성에 감복하여 농사일을 할 때면 참새떼가 입으로 풀을 뽑아주고 산속에서 코끼리떼가 몰려와 밭을 갈아주기도 했다.

 고려말에 편찬된 ‘효행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효도가 지극하면 미물까지 감동시키는데 하물며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할 것이냐는 교훈이 담겨있다. 물질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신화적 효도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아니 효도의 개념부터 달라 졌다. 명절이나 생일날 용돈 조금 주는 것으로 효도를 대신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심지어 멀쩡한 노부모를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간병인에게 맡겨놓고 나몰라라 하는 자식도 있다. 이런 현대판 고려장이 매스컴을 장식하는 일이 최근 들어 증가추세에 있다. 그런가 하면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부양금 청구소송을 내는

 일도 있다. ‘효는 천륜’ 운운하던 시대는 한참 멀리하고 지금은 부모가 자식에게 베풀어야 한다. 그만큼 반대급부를 기대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물론 병든 시부모 수발로 효행상을 받는 며느리도 있고 자신의 간을 떼어내 병석의 아버지에게 이식수술을 해주는 효자 대학생도 없지는 않다. 부모 묘소에서 3년 시묘를 한 효자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가 한번씩 알려지는 미담일 뿐이다. 가정의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윤리결핍증의 시대에 우리는 살면서 고민하고 있다.

 ‘낳을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잠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던 일을 생각해 보자’

 내가 부모에 효도하면 자식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명심보감에 나오는 이 가르침을 오늘 하루만이라도 다시 새겨보는 그런날이 되었으면 한다.

 ‘효부는 있으되 효자는 없다’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진다. 옛말에 ‘효어친이면 자역효지나 아기불효면 자아효언’이라는 말이 있다.

 즉 내가 부모님께 효도하면 자식이 본받아 내게 효도할 것이나 내가 불효하면 또한 자식이 본받아 내게 불효한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 할 것인가라고 했다. 따라서 효가 실종되면 가정이 건강을 잃게된다. 가정의달, 어버이날을 맞아 효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전주시게이트볼 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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