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축제 기업유치보다 낫다
잘 키운 축제 기업유치보다 낫다
  • 이병주
  • 승인 2007.05.13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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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말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도내 곳곳에서 각종 문화·예술 축제가 열리고 있다.

 5월 한달동안 도내에서 열리는 축제만도 10여 개.

 연간으로 볼 때는 무려 60여개에 달하는 문화·예술 축제가 도내 일선시군에서 열린다.

 이렇게 수많은 도내 축제 가운데 ‘성공한 축제’로 평가 되는 축제는 무주 반딧불축제와 김제 지평선축제, 남원 춘향제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대부분 특색 없는 동네잔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축제들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전남 함평군에는 38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고 한다. 

 함평군 인구(3만9천명)의 10배. 올해로 아홉 번째인 나비축제를 보러온 인파다.

 이날 하루동안 관광객들이 입장료, 상품 구입 등으로 함평에 뿌린 돈만 8억원이 넘었다는 분석이고, 6일(3일∼8일)간의 축제 기간에 함평을 찾은 관광객도 120만명을 넘었다는 것이다.

 군에서는 “농산품 판매를 포함한 경제 효과는 11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을 정도다.

 나비축제 행사비용이 7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6일 만에 100억원을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지난 1월 열린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축제는 2만5천명 화천군민의 살림살이를 확 바꿔놨다.

 다른 곳보다 빨리 추워지는 ‘혹한’을 축제 상품으로 활용한 화천군은 9억원의 비용을 들여 549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 연간 예산의 40%에 달하는 규모이다.

 올해 군 자체 수입(150억원)의 4배 수준. 한마디로 축제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함평이나 화천처럼 ‘대박’을 터뜨릴 경우 지방자치단체 연간 수입의 3∼4배에 달하는 수익을 남긴다.

 연 매출 1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20∼30개를 지역 내에 유치하는 효과 이상이다.

 전국의 지역축제 1176개 중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여 적정 수익을 남기는 축제는 10%에도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축제는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축제로 지역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서 생기는 부수 효과는 더욱 짭짤하다는 평가다.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것. 외환위기 이후 기업 유치가 거의 없던 함평군의 경우 2005년 이후 지금까지 10개 기업이 새로 왔다고 한다.

 현재 함평 나비축제, 화천 산천어축제, 보령 머드측제, 이천 도자기축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고 평가받는 축제들을 보면 하나같이 문화와 환경을 독창적인 프로그램으로 포장했다.

 여기에 마케팅과 아이디어, 서비스 마인드가 접목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함평 나비, 이천 도자기, 화천 산천어 등은 원래 그 지역에 해당 특산품이 많았던 곳은 아니지만 지자체에서 지역의 특장점과 이미지를 설정한 뒤 이를 상품으로 창작해 지역축제로 적극 육성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는 것이다. 도내 지자체들이 현 시점에서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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