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기차가 달리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평화 기차가 달리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 김복현
  • 승인 2007.05.2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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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위에 빨간 넝쿨장미가 사랑을 노래하고 도로변 산야에는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피어있는 계절에 자연은 겨우내 여름을 꿈꾸어 왔던 기대만큼 무성하게 계절의 원형을 잃지 않고 스스로 자랑스러운 자태를 들어내고 있다. 회색 문화의 도심에도 어김없이 초여름의 향기로 생동감이 넘치는 푸른색으로 단장을 한지 오래이다. 이와 함께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따사로운 햇살처럼 우리를 감싸는 삶의 터전인 가정은 가장 자연스러운 곳,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 언제나 사랑이 싹트는 곳, 아이들의 노랫말처럼 하늘만큼 땅 끝만큼 삶의 이야기를 펼쳐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가정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평화로운 곳이다.

 그러나 오늘날 경쟁의 사회에서 지친 생활 때문인지 몰라도 집(house)은 있는데 가정(home)은 사라졌다고 탄식을 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버렸다. 가정은 하루 쉬었다 가는 곳이 아니다. 마음과 몸이 함께 쉬는 곳으로 가정은 대결장소도 폭력이 있는 곳도 아닌 평화로운 사랑의 보금자리이다.

 세상을 얻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처럼 세상을 얻고도 가정을 잃으면 또한 허무한 일이다. 가정에는 항상 평화와 사랑이 함께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화하면 갈등과 대결상태 그리고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로서의 질서유지라는 적극적인 의미와 마음의 편안함을 의미하는 소극적인 의미가 있지만 일상적으로 폭력문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오늘날의 평화는 개개인의 폭력문화에서 개인과 사회의 각종 상대성에 의한 불가분의 관계와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하다보니 폭력 문화 해결 방법으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필요함을 느낀다. 사람다운 평화의식이 함양되는 국민으로서의 교육, 이 교육이 잘못 되어지면 그곳에는 갈등과 대결, 폭력만이 난무할 것이다. 인류역사의 평화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전쟁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리가 선택한 전쟁도 아닌 전쟁을 치루면서 폭력 전쟁의 쓰라린 교훈을 바탕으로 항상 평화의 소중함을 절감해 왔다. 한 때는 이념분쟁의 갈등과 대결의 상처 속에서 또 어느 때는 지역갈등으로 분열되는 정치체제를 체험하면서, 그러나 이제는 평화를 사랑하는 생각만을 해야 할 정도의 성숙된 문화의식에 도달했다고 감히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7일에는 분단 56년 동안 끊어졌던 민족의 혈맥이 이어졌다.

 폭력 전쟁의 깊은 상처로 막혔던 뱃길, 육로의 길, 하늘 길이 열리고, 이제는 철길도 열리면서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모두가 평화의 길이다. 길이 열릴 때마다 우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평화의 눈물을 흘렸다. 갈등과 대립의 양상이 아닌 국가 평화를 향하여 가는 길이기에 우리는 기뻐했고 앞으로는 전쟁으로부터의 폭력이 사라진 국가 평화만을 생각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부부간의 갈등과 가족들과의 대립양상이 없도록 하는 가정평화, 폭력이 없는 학교 평화와 함께 사회의 갈등과 대결이 폭력으로 연결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어느 날 신(神)과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물건을 어디에 보관해야 가장 안전할까를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은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사람을 빼놓고 신들끼리만 논의하기로 했다. 신들이 논의한 결과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 정상이 가장 안전한 곳이니 그곳에 보관하자고 하니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사람은 언젠가 그 산 정상을 정복할 것이니 안전한 곳이 될 수 없다고 말하자, 그러면 가장 깊은 바다 속에 보관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그곳도 머지않아 사람이 도착하여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신들은 고심 끝에 결론을 내린다. 사람들은 높은 곳도 깊은 곳도 다 갈 수 있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곳은 찾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고 하는 것을 알아냈다. 그곳이 어디냐 하면 “마음”이라고 했다. 사람에게는 신들이 부러워 한다는 마음이 있다. 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마음의 평화로 모든 폭력과 갈등 대립을 해소시키고, 이해관계를 증진시켜 평화가 깃든 가정, 학교, 사회, 지역, 국가로 간다면 바로 평화 기차가 달리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익산 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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