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되새겨 보는 호국영령의 뜻
6월에 되새겨 보는 호국영령의 뜻
  • 왕선양
  • 승인 2007.06.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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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푸른 녹음이 온 산하를 뒤 덮고 짙은 나무향이 너무 좋아 산을 찾게하는 초여름 6월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유난히 6월에는 정치·경제·사회 등 우리의 역사를 뒤바꾸는 부침의 사건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헤이그 평화회의 밀사사건, 6.10만세운동, 홍범도장군의 봉오동전투 등 일제에 항거하는 사건들이 있었으며, 정치적으로는 광복군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고 백범 김구선생 암살, 6.25전쟁 발발, 반공포로 석방, 한·일 국교 정상화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

 이밖에도 80년대 이후에는 KBS 이산가족찾기 운동 전개, 민주화의 큰 기틀을 마련한 6.10 민중항쟁이 일어나기도 하였고 이후 2000년대에 들어 평화적 통일의 첫걸음이 될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으며 ‘대-한민국’을 외치며 온 국민을 애국으로 하나가 되게 한 한일월드컵이 열린 것도 6월 이였다.

 수많은 6월의 역사 중에서도 아직 우리 현실에서 떨쳐내 버리지 못한 사건을 꼽으라면 6.25전쟁이 아닌가 싶다.‘자유민주주의’, ‘프롤레타리아 사회주의 혁명’ 등 어찌 보면 그 당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민초들에게는 피부에 와 닫지 않은 이념의 충돌로 인해 아름다운 산하가 초토화 되고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에서부터 역사를 이끌어야 할 젊은이들까지 무고한 목숨들이 이름도 모르는 산하에서 죽어가야만 했다. 매년 유월이면 생각나게 하는 우리 민족의 아픔이다. 이제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들이 여기저기에서 더디지만 그렇지만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2007년 5월 17일, 남북철도가 하나가 됐다.

 남북철도가 단절된 지난 1951년 6월 이후 56년만에 경의선과 동해선을 통한 시험 열차가 운행되었다. 우리 민족의 끊어진 혈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도 남을 크나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60여년간 끊어진 혈맥은 우리 민족간 소모적인 대결 양상으로 우리 민족이 뻗어나갈 수 있는 발목을 잡고 행복한 미래에 걸림돌이 되어왔다. 단절된 한반도의 허리를 잘라놓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지뢰를 골라내고 노반을 닦아 철로를 놓고 ...

 6.25 전쟁의 참혹함과 분단된 아픔의 상징이 되어버린 기약 없이 북을 향해서 서있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녹슨 증기 기관차가 반세기가 넘는 많은 시간이 걸려 우여곡절 끝에 민족의 꿈과 희망을 안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조국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던진 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숭고한 의미를 지닌 달이기도 하다. 분단의 역사가 서서히 사라져 가는 금년 보훈의 달에 우리 후손들은 먼저가신 호국영령들의 뜻을 되새겨야 보아야 할 것이다. 민족이 분열하여 반목하고 응징하고, 소모적인 경쟁을 하는 것을 더는 원치 않을 것이다. 그분들은 우리 민족이 하나 되어 우리 주변을 둘러싼 대륙 세력과 해양세력을 아우르는 동북아 허브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10년 전에 문익환 선생께서는 평양으로 향하면서 서울역에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사겠노라고 했다고 한다. 호국영령들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고귀한 뜻이 이루어저 편히 잠들 수 있도록 부산에서 평양행, 부산에서 신의주행 아니 부산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사서 여행하는 미래의 꿈을 현재의 우리가 실현해 보이도록 남북이 하나 되어 꿈과 희망을 안고 함께 달려보자.

<전주보훈지청 복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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