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총선의 정치시장
대선과 총선의 정치시장
  • 안진
  • 승인 2007.06.04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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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장은 인간의 자유로운 삶과 존엄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세상의 돌아가는 이야기며 가정의 일까지 마음 터놓고 이웃들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시장의 거래를 통하여 안정적이고 다양한 새로운 삶이 만들어진다. 여기에는 우리들이 경제적인 선택을 할 때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게 손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26 재보선 선거후 정치시장의 움직임은 3만 불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아직도 확실한 변화의 신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12월 대선과 내년 봄 총선이 우리들의 삶에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지 조바심마저 든다. 시장에는 무수한 재화와 서비스들이 이것을 필요로 한 사람들에게 공급된다. 정치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가온 선거에서는 백화점이나 동네슈퍼와는 다르게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전을 담은 정치 신상품을 세금을 내고 투표로 의사를 표명하는 국민들에게 최대로 선보여야 한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경제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역동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반응에서 보듯이 그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말할 필요가 없다. 현재 정부는 EU와 시장거래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동북아시아 리더 역할과 성장잠재력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일본·중국과 지역 경제권 형성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이다.

 한국경제는 노동시장이나 금융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아직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60년 동안 가꾸어온 우리 시장의 효율성과 노하우가 오늘날 선진국이 러브콜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21세기 선진국 경제기반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한?일?중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시장구조와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재화와 서비스 시장의 여러 부문에서 우리들이 개척하지 못했거나 개선하지 못한 비효율적인 부문이 아직도 많이 있다.

 오늘날 정보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경제가 빠르게 재구축되는 상황에서 보다 폭넓고 다양한 세계를 포용하는 제도와 행동양식은 고도의 글로벌 경제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이번 선거시장에서 우리사회의 목표들을 집약해 내는 능력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선거가 제 기능을 다할 때 각 지역과 기업은 아름다운 삶의 터와 이윤을 추구하는데 부담이 적다. 그 결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국민들의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정당들이 정치시장에서 주어진 책임 기간동안에 추진한 정책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는 일은 당연하다. 주어진 기간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끼리끼리 모여 장사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기업가가 주주 몰래 다른 사업자와 동업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제 정치도 글로벌 시대의 시장처럼 투명하게 좋은 정책에 대한 브랜드 명품을 선보여야 한다. 지역의 형평성을 이야기하면서 특정지역에 공간개발을 계속 집중시키는 모순의 고리와 복지의 재원부담에 대한 세대와 계층간에 일어나는 충돌현상을 해결하여 고속 질주하는 고비용 사회 진행을 막아야 한다.

 오늘날 혁신을 자주 말한다. 여기에는 효율성을 찾아 건강하고 풍요한 삶을 지속하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변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국민들은 5년 내지는 10년 후를 보면서 정치적인 선택 과정들이 우리 사회와 이웃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큰 비전을 담아내고 있는지 합리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세계최고라고 하여 곧 바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도 아니고 효율적인 사회 또한 보장하지 않는다. 단지 그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전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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