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고통
아프리카의 고통
  • 김윤태
  • 승인 2007.06.11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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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6~8일 동안 세계의 정치지도자들이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에 있는 휴양지 하일리겐담에 모였다. 이번에 개최된 G8 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은 기후 변화와 아프리카 개발 원조 등 주요 의제에 논의를 거쳐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개발 원조 분야에서는 2005년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결의했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약속을 이행하기로 다시 확인하였다. 이번 회담에서도 아프리카의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등 질병 퇴치를 위해 6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한 것이어서 구체적인 실행 여부가 주목된다.


 전 세계는 지금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빈곤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온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경제가 붕괴 위기에 처하고 있다. 에이즈 등 질병으로 생산 인력이 줄어든 데다 인적 자본이나 기타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가 부족하다. 앞으로도 경제 회복을 기대할 만한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 마디로 ‘빈곤의 덫’에 빠졌다.


 1990년에서 2001년 사이 세계적으로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는 극빈층의 비율이 전세계 30%에서 23%로 줄어든 반면,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극빈자 비율이 47%에서 49%로 증가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의 1인 당 국민소득은 1000달러 근처 내외이며, 케냐는 겨우 360달러 정도다. 가난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어린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더욱 비참하다. 남아프리카 지역 14개국의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은 1990년 기준으로 선진국의 20배 정도였지만, 2001년에는 25배가 되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4천만 명의 아프리카인이 만성적인 기아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 나라는 한때 성장세를 보이다가도 부족간의 갈등, 내전 등이 발생하면서 정치 불안에 휩쓸렸다. 코트디부아르는 20년 전만 해도 경제 성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지만, 현재는 내전으로 완전히 경제가 파탄된 상태이다.


 에이즈(AIDS) 확산도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에이즈 국제회의에서 세계은행은 "에이즈 퇴치를 위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남아프리카 지역 경제가 4세대가 지나기 전에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이즈는 다른 질병과 달리 어린이나 노인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주 희생자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적 자본을 크게 손상시킨다. 최근 남아프리카 지역의 에이즈 환자는 총 294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러한 에이즈 환자 치료를 위한 돈도 없는 형편이다.


 21세기 지구촌 시대의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의 빈곤을 없애는 것이다. 하루 2달러 미만으로 먹고 사는 20억 명이나 되는 빈곤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1년에 질병으로 사망하는 560만 명 어린이의 주요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이다. 개발도상국 5세 미만 어린이의 4명 중 1명이 나이에 비해 체중이 크게 미달하고 있다.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에 비해 우리의 해외원조는 너무 초라하다. 2004년 기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는 4억3000만 달러로, 국민총소득(GNI)의 0.06%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국내총생산(GDP)의 70%를 국제무역으로 얻은 나라치고는 너무 인색하다. 유엔이 제시한 목표치인 0.7%에는 못 미치더라도 OECD 평균 수준인 0.25% 수준은 되어야 한다. 이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정회원을 가입하여 지구의 극빈국을 돕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나부터 먼저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www.unicef.or.kr)를 도와주면 좋겠다. 유니세프는 국적과 인종, 이념, 종교, 성별 등과 상관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도움의 손길을 전한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2차 대전의 패전국들과 중동, 중국, 그리고 한국의 어린이들까지 모두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힘든 이웃이 많지만, 더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바란다.


<건양대학교 사회학 교수, ‘한국의 전망’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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