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유형 패러다임의 변화
주거유형 패러다임의 변화
  • 송택신
  • 승인 2007.06.1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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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대표적 주거유형은 현재 아파트이다. 그러나 2020년경에는 지금의 절반정도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인구주택 총 조사 집계결과 아파트는 우리나라 총 주택수의 절반이 넘는 약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주거유형 이면서 가격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까?

 지역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아파트가 당분간 대표적인 주거유형으로 자리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아파트위주의 공급은 지속되지 않으며 가격 또한 2000년 초반의 폭발적인 상승세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국민소득 5천~6천달러의 개발도상국 시점에 어느 나라든 아파트 인기가 지속되지만 1만달러가 넘어서면 아파트 인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단독주택형 주거문화가 인기를 끈다. 유독 2만달러 정도인 한국에서만 지금도 아파트가 인기 있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도부터 국토종합기본구상을 수립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제4차 국토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최근 국토의 여건변화로 2020년까지 적용되는 제4차 계획에 대한 수정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의 부문별 계획 가운데 주택부문은 아파트 공급비중을 줄이고 단독주택의 비중을 늘리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고층 고밀도 주택공급에서 탈피하여 저층 중·저밀도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과정을 통해 신축주택의 주택유형별 비중을 조정하고, 공동주택의 공급비중을 현재 8:2수준에서 2015~2020년 5:5까지 하향조정 한다는 것이다. 즉 아파트 공급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 장기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줄이는 주택 정책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아파트 위주의 주택공급에서 탈피 다양한 주거유형 즉 저층 중·저밀도의 주택유형이 향후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파트는 주택의 양적확대를 꾀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주택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주택의 기능적 편리성·난방의 효율성·보완시스템이 다른 주택유형에 비해 용이한 것이다.

 아파트 공급비중의 단계별 축소는 이제 일방적인 선호에서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택지를 공급하는 토지공사나 주택공사에서 택지지구내 블록형 단독택지는 공동주택용지등과는 달리 민간의 창의성을 접목하기위해 최소한의 기준만 부여 택지를 매입하는 사업시행자나 건설업체가 자유로운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전주·완주 혁신도시 내에서도 시행예정)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테마별 주거단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러 부지를 평탄하게 하지 않고 원형(原形)에 가깝게 공급하고 있다.

 둘째, 주거의 양적확대에서 질적확대 향상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2005년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약 106%이다.

 숫적으로는 주택수가 가구수를 넘어섰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주택공급의 지역적 불균형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앙등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의 양적 문제가 개선된다는 것은 주택이 부족해서 가격이 오르는 가격상승의 원인이 제거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비로소 주거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격은 현재의 숫자이고, 가치는 미래의 기대수준이다.

 가격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얻는 것이다. 높은 토지가격, 택지공급의 한계 때문에 미국등과 같이 단독주택 문화가 활발히 형성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최근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지가 조용한 관심을 끄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듯하다.

 이제 주거문화패턴이 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그리고 고층 주상복합 같은 단지로….

 눈부시게 현대적인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지만 네모난 상자 안에 갇힌 듯 답답한 분위기의 고층 주거형태는 결국 자연과 전원생활에 대한 그리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자연을 호흡하면서 현대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장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는 지금 시골에 은둔하지 않아도 도심에서 전원생활과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미래형 주거형태 즉, 한국적 주택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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