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등용문의 메카로
전북을 등용문의 메카로
  • 황석규
  • 승인 2007.06.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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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10일 실시하는 행정·외무고등고시 1차 시험부터 합격자의 일정비율을 지방학교 출신에 할당하는 '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적용된다고 한다. 필자가 전라북도의회 교육복지위원으로 재직하던 2004년 당시에도 뜨거운 감자로 취급되며 극심한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사안 이었지만 대통령탄핵 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에 묻혀 그리 크게 주목 받지 못 하였는데, 어느덧 유예기간 3년이 훌쩍 지나버리고 막상 내년 시험부터 적용된다고 하니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중병에 걸려 있다.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극단적인 양극화 구조로부터 야기된 수도권비대증이라는 병이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옛말처럼 지방의 인재는 지역을 떠나 서울로 가버렸고 이에 따라 수도권 교육집중도는 더욱 더 심화되어 작금에 이르러서는 지방의 대학은 발전은 커녕 존재 마저도 위협 당하고 있는 현실에 이르럿다. 서울로 가버린 지방의 인재는 가치관 형성이 형성되는 가장 결정적인 시기를 서울의 대학에서 보내게 되고 그들은 그 시기동안 글자 그대로 반(半)서울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들은 대학졸업 후 치루어야하는 첨예한 경쟁과정 속에서 그나마 절반 정도 남아있던 지방색 마저도 탈색되어 버려 지방출신 서울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우수한 인재들이 국가전반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지방에 특화된 정책만큼은 지방에서 대학시절을 보내면서 지역사회를 몸과 마음으로 격어온 이들 보다는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 직급은 고시출신보다 낮지만 지역의 중요사안에 대한 핵심을 꿰뚫어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던 지역출신의 하위직공무원들을 도의원 시절 필자는 숱하게 만날 수 있었다.

 

고위공직자.외교관 지망생을 전북으로

 그래서 필자는 2004년 당시 ‘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전북의 교육 및 행정 발전에 향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이 제도가 시행 된다면 고위직 공무원이나 외교관을 꿈꾸는 전북의 인재가 수업료 비싸고 생활비 비싼 서울소재 대학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채용조건이 유리한 지방대에서 대학시절을 열심히 공부하며 행시,외시에 도전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지방대학들은 자연스럽게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게 되고, 이들이 조성하는 면학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대학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이는 지방교육 전반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제도적 지원으로 전북에 인재를 유입시켜온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전북의 자립형사립고가 좋은 예이다. 서울 학생들도 전북의 자립형사립고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이다.‘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실행되면 고위공무원, 외교관을 꿈꾸는 전북의 자립형사립고 출신이라면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전북에서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지방대학을 지원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서울출신 전북인 양성이 가능 하다는 것이다.

 

전북을 등용문의 메카로

 필자의 기대가 현실로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준비 해야 할 일이 많다. 전북도는 ‘지방인재채용목표제’가 갖는 의미를 결코 간과해서는 않된다. 서울.경기를 제외한 다른 지역과의 새로운 경쟁이 시작 된 것이다. 전북도와 전북소재의 대학들이 함께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방인재채용목표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하여 전북지역 및 타지역 인재들을 끌어 들이고, 이들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전북지역 합격자 수가 여타 지방대학들 보다 더 많은 합격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해 낸다면, 전라북도가 등용문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필자의 지나친 기대는 결코 아닐 것이다.

 ‘지방인재채용목표제’ 시행은 전북교육 소생의 기회이다. 교육의 소생은 자연스럽게 지역발전으로 이어진다. 전북도가 타 지역보다 ‘지방인재채용목표제’에서 앞서 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대기업 유치보다도 더 크게 전북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기회 라는 것을 전북도 및 교육관계자들은 간과하지 말 것을 부탁 드린다.

<전북생명의 숲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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